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보통 파우치형과 각형, 원형 3가지로 나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용기에 양극과 음극, 분리막과 전해액을 넣어 만드는데 이 용기의 모양이 4각 기둥 형태이면 ‘각형’이고 주머니 모양이면 ‘파우치형’ 원기둥 모양이면 ‘원형’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LG화학과 삼성SDI,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BYD 등 주요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자신들이 납품하는 전기차 회사들의 ‘디자인’에 따라 파우치형과 각형, 원형으로 배터리를 만들어 제공한다.
모델S로 돌풍을 일으킨 미국의 테슬라 전기차에는 그동안 노트북 컴퓨터에서 주로 쓰여온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저렴하고 안정성이 있지만 배터리 하나당 생산하는 에너지가 작고 충방전이 낮으면 성능이 떨어지는 흠이 있다.
BMW의 전기차 i3에 들어가는 각형 배터리는 스마트폰용 배터리의 약 20배 정도 용량이지만 알미늄 캔을 사용해 무게가 많이 나가고 열을 방출하기가 좀 어려운 약점이 있다.
파우치형은 가볍고 가공이 쉬워 형태를 다양하게 낼 수 있는데다 에너지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하지만 각형과 원통형에 비해 생산 비용이 높은 편인게 흠이다.
그런데 올 상반기에 출하된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의 유형별 공급량을 보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각형은 ‘추락’하고 원통형과 파우치형, 특히 파우치형의 ‘약진’이 눈에 띈다.
원통형 배터리는 올 상반기 출하량이 5.9GWh로 지난해 상반기 4.4GWh와 비교해 점유율 35.0%에서 40.6%로 5.6%p 상승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지난해 상반기 2.3GWh, 점유율 18.9%에서 올 상반기 3.7GWh에 점유율 25.2%로 6.3%P나 점유율이 증가했다.
반면 각형 배터리는 지난해 상반기 5.7GWh에서 올 상반기 5.0GWh로 떨어지면서 점유율도 46.0%에서 34.2%로 11.8%p나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보면 54.0%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두 대 가운데 한 대꼴로 점유했던 각형 배터리가 올 상반기에는 열대 가운데 3대 꼴로 점유율이 급락한 것이다.
대신 상반기에는 각형에 이어 점유율 격차가 10% 정도 나면서 2위혔던 원통형이 올 상반기에는 6%P 이상 각형을 누르면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각형 배터리는 점유율 1등 자리를 원통형에 내줬을 뿐 아니라 지난해 연간으로 점유율 3배가 넘었던 파우치형과의 격차를 10%p 이내로 따라 잡혔다.
이 정도면 각형 배터리의 ‘추락’ 원통형의 ‘약진’ 파우치형의 ‘대약진’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각형 배터리의 점유율이 크게 줄어든 것은 각형 배터리의 출하가 많던 중국에서 출하규모가 1.3MWh 규모만큼 감소했기 때문인데 BYD와 Yutong 등 중국 완성차 업계가 각형 배터리 차량의 판매를 줄어든게 이유이다.
대신 원통형은 지난해 유럽권과 중국에서 출하가 늘었고 특히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테슬라의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이 점유율 약진의 이유로 분석된다.
또 파우치형은 미국과 중국, 프랑스, 우리나라에서 출하가 급증했고 쉐보레를 비롯해 르노와 BAIC 등 파우치형 배터리 탑재모델의 판매가 늘어난 덕을 봤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이렇게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급변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