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필리핀을 출국한 북한 대표단은 8일 밤 발표된 ARF 의장성명에 대해 "조선반도 긴장격화의 본질을 심히 왜곡하는 미국과 몇몇 추종국들의 주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 관계자는 9일 새벽 귀국을 위해 숙소인 마닐라 뉴월드호텔을 출발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대표단 성명'을 배포하고 ARF 의장성명을 비판했다.
성명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과 대륙간탄도로켓을 보유한 것은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미국의 명백하고 현실적인 핵위협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선택"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사촉 하에, 한 유엔 성원국의 국방력 강화조치를 제멋대로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한 유엔안보리 결의들은 그 적법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모략문서로서 우리는 언제 한번 인정한 적 없으며 전면 배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선반도 핵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도 정세악화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근본원인은 모두 미국에 있다"며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성명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자기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어 "미국에 의해 조선반도에서 참혹한 전란을 겪어본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 국가 방위를 위한 강력한 전쟁 억제력은 필수불가결의 전략적 선택이며 그 무엇으로도 되돌려 세울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전략자산"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 대륙간탄도로켓 보유국으로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