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9일 북한의 괌 기지 포위사격 위협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방공격 취지 발언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이 이날 "괌 포위사격 방안은 충분히 검토작성돼 곧 최고사령부에 보고되고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련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한 데 대해서는 '내부 결속용'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안 채택 이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북한 정부 대변인과 민화협,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 총참모부, 전략군 대변인 등 5개 기관 명의로 성명서를 냈는데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격한 반응은 내부 결속용과 국내 안보 불안감 조성, 한미 동맹 관계를 이간시키려는 것, 또 미국의 대북정책을 좀 약화시키려는 포석 등 여러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북한이 깨달아야 하는 점은 점점 더 (국제) 상황이 북한에 불리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더 고립되기 전에 우리가 제시한 합리적 제의에 빨리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8월 한반도 전쟁 위기설'에 대해서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위기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한반도 위기설 등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은 이날 중거리미사일(IRBM)인 화성-12형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 등을 이용해 미국의 태평양 전략자산 발진 기지인 괌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또 같은 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예방전쟁 행위 징조가 나타나면 우리 군대는 즉시 공화국의 신성한 령토가 전쟁마당으로 되기 전에 미국 본토를 우리의 핵전쟁마당으로 만들어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또 "북한 방식의 선제타격은 서울을 포함한 1, 3야전군지역의 모든 대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 전 종심에 대한 동시타격과 함께 태평양작전전구의 미제침략군 발진 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이라고 위협 수위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전 세계가 목격하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경고했다.
청와대는 북미간 위협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현재의 위기 관리에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물론 양국 국가안보실 간에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