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조수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작품이라고 속여 판 혐의(사기)로 기소된 가수이자 화가 조영남씨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강호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씨와 함께 기소된 매니저 장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세계적인 미술가이냐 국내 미술가이냐' 하는 논란이 있는데, 광주비엔날레라는 세계적 미술축제에 초대받은 사실로 판단해 주길 바란다"면서도 "이 사건 판결이 제게 불리하게 나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조씨 측 증인으로 출석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대작(代作)도 조씨의 작품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진 교수는 "회화에서 붓 터치를 강조한 것은 인상주의 이후 잠깐에 불과하다"며 "현대미술은 자신의 예술적 논리를 시장에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 소재인) 화투를 누가 그리자고 했는지, 시장에 예술적 논리를 관철한 게 누구인지, 작품에 마지막으로 사인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봐야 한다"며 "1000% 오리지널(조씨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가들은 작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조수를 고용한다"면서도 "조씨가 낮은 가격으로 조수를 쓴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화가 최모씨는 "조수를 써 완성한 그림을 자기가 마치 다 그린 것처럼 해서 돈을 받고 팔았다면 엄연한 사기"라고 반박했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작 작품에 가벼운 덧칠 작업 등을 거쳐 자신의 그림이라고 속여 20여명으로부터 1억 8000여 만원을 받고 팔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조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10월 18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