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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앞두고 연장이라니' 이기고도 웃지 못한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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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매치 앞두고 연장이라니' 이기고도 웃지 못한 수원

    2골을 터뜨려 수원을 구한 산토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미치겠어요 정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의 첫 마디는 한숨이었다. 9일 광주FC와 FA컵 8강을 준비하면서 이틀 동안 코치들과 미팅을 거듭했다. 4승7무13패 승점 19점 최하위 광주. 지난 5일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에서도 1-0 승리를 거둔 다소 손쉬운 상대지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11명 선발 명단을 꾸렸다.

    FA컵 8강이 끝난 뒤 이틀을 쉬고 곧바로 12일 FC서울과 슈퍼매치가 기다리는 탓. 서정원 감독이 "미치겠다"고 털어놓은 이유다.

    두 경기 모두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수원은 지난해 FA컵 챔피언이다. 슈퍼매치를 준비하려고 토너먼트 8강에서 마음껏 로테이션을 돌릴 수 없다. 그렇다고 슈퍼매치에 비중을 줄일 수도 없다.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라이벌 매치이기 때문이다.

    서정원 감독은 "이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이틀 동안 코치들과 미팅을 했는데 머리에 쥐가 났다"면서 "FA컵도, 슈퍼매치도 중요하다.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광주는 선수들을 대거 뺐는데 그런 게 오히려 더 부담"이라고 말했다.

    잔류가 목표인 광주는 13일 대구FC전을 대비해 지난 수원전 선발 명단에서 10명의 선수를 바꿨다. 반면 수원은 광주전 선발 명단에서 5명을 바꾸긴 했지만, 조나탄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출전시켰다. 선발에서 빠진 김민우와 염기훈, 산토스, 최성근 등도 교체 명단에 올랐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카드였다.

    무엇보다 더 큰 걱정은 토너먼트 특성상 나오는 연장전이었다. 전력이 약한 광주는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가려 할 것이 뻔했다. 연장이라도 갈 경우 승패를 떠나 슈퍼매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서정원 감독은 "사실 90분에 끝나도 영향이 크다. 상황이 안 좋으면 후반 공격에 포커스를 두겠다"고 설명했다.

    서정원 감독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수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년 KEB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슈퍼매치를 사흘 앞두고 펼친 120분 혈전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전반이 0-0으로 끝나자 후반 염기훈, 김민우를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은 가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하지만 먼저 열린 것은 수원 골문이었다. 후반 12분 조주영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다급해진 서정원 감독은 "연장에 가면 산토스도 투입할 것"이라는 말을 깨고 산토스를 조기 투입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후반 41분 산토스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다만 연장으로 간 자체가 수원에게는 바라지 않았던 상황이다. 최소 30분을 더 뛰어야하기 때문. 연장 후반 10분 김민우의 크로스를 산토스가 마무리하며 FA컵 8강에 진출했지만, 체력 소모가 너무나도 컸다.

    득점 1위 조나탄은 전후반은 물론 연장까지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염기훈과 김민우도 후반 투입됐지만, 연장까지 사실상 1경기를 뛰었다. 무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틀 쉬고 슈퍼매치를 치르는 것은 분명한 부담이다.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한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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