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 (사진=자료사진)
'제주 삼다수'의 판권을 놓고 생수업계가 뜨거운 '물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판매량 1위 브랜드이고, 지난 5년간 위탁판매를 맡아왔던 광동제약과 제주개발공사간 계약이 오는 12월 14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은 2012년 제주개발공사로부터 4년 만기의 삼다수 독점판매권을 따낸 뒤 목표치 달성 등 부대조건에 의해 계약을 1년 더 연장한 바 있다.
업계가 삼다수 판권의 향배를 뜨겁게 주시하는 이유는 삼다수를 잡으면 곧바로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삼다수의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은 41.5%로 각각 10% 안팎인 2위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 3위 백산수(농심)를 압도하고 있다. 게다가 생수시장의 규모가 매년 10%씩 성장해 2020년에는 1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생수업계의 각축도 치열한 상황이다.
입찰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지난달 21일 입찰공고를 내고, 제주도 이외의 지역에 생수를 판매할 업체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입찰자격은 최근 3개 회계년도 평균매출액이 2천억원 이상인 업체로 제한했다. 오는 30~31일 희망업체들로부터 입찰참가 신청을 받은 뒤 다음달 초 심사를 진행해 9월에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입찰에는 현재 판권을 보유한 광동제약을 비롯해 5년전 탈락했던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LG생활건강 자회사), 남양유업, 웅진식품, 샘표식품, 아워홈 등이 대거 재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생수시장에 뛰어든 신세계푸드의 참여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체들은 심사에 대비해 판매전략이나 유통능력 등 기본적인 사항 뿐 아니라 제주도 기여방안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은 재계약 의지가 매우 강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10일 "삼다수 위탁판매를 위한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삼다수로만 연간 1천83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그동안 삼다수 유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삼다수 판매권을 잃게 되면 전체 매출의 20%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만큼 경영측면에서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반면 농심은 지난 2012년 삼다수 독점판매권을 잃은 뒤 자체브랜드인 '백산수'를 내놓고 생산과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입찰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CJ제일제당도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호식품이나 음료, 물사업 보다는 한식 위주의 가공식품에 치중한다는게 기업의 모토라는 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