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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격까지 거론된 '北美갈등' 속 韓역할 고심

국방/외교

    포격까지 거론된 '北美갈등' 속 韓역할 고심

    거듭된 대화 제안에 북 측 거부…대화로 이끌어낼 지렛대도 마땅치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북한이 미군 괌 기지를 중장거리 미사일로 포위사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성명을 내는 등 한반도에서 북미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의 역할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베를린 구상'을 꺼내든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발을 감행하면서 실행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지난 9일 북한은 성명을 통해 미군의 괌 기지를 중장거리 미사일로 포위사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달만 두 번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이 더욱 심화된데 맞서 계속 '강대강'으로 나갈 것임을 선포한 셈이다.

    한반도 긴장상황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강력한 대북 제재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북한과의 대화의 끈 역시 놓지 않고 있다.

    10일 외교부는 북한에 높은 수위의 위협·도발을 중단하라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긴장 완화 및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만들기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적극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이 전혀 이에 응답하지 않고 되려 더 큰 도발로 응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을 통해 운전대를 잡으려 시도했던 베를린 구상에는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 결과 발표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외교부 제공)

     

    지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냈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남북적십자 회담이나 군사당국 회담 등 앞서 제안한 사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는 말도 건넸지만 이 외무상은 "진정성이 없다"는 짧은 답변만 건넸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도 불구, 문재인 정부를 '괴뢰패당'이라고 지칭하는 등 노골적으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괌 포격이나 미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 기술 개발을 강조하며 미국과의 긴장감 역시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야기하는 '대화와 제재' 병행은 그 입지가 협소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앞으로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낼 지렛대도 마땅치 않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핵 문제에 있어 카운터파트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이라면서 "미국과의 긴장을 해소하기 전에는 우리와의 긴장 역시 해소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계속해서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던지고, 미국 역시 이에 반응하며 대치를 벌이는 구도 속에서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힘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절감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이끄는 강한 압박이 효과를 거둬 우리나라가 대화창구가 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커져 가는 강대강 대치 속에 우리의 역할을 잃은 모습"이라면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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