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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전쟁에서 행동계획으로 전환 '한반도 위기 증폭'

통일/북한

    말의 전쟁에서 행동계획으로 전환 '한반도 위기 증폭'

    "북의 도발은 美 특사를 보내라는 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사진=자료사진)

     

    북한과 미국 간에 말의 전쟁이 점점 군사적 조치의 구체적인 계획을 포함하는 양태로 전개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수위기 증폭되고 있다.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9일(미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떤 행동도 고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은 자신을 스스로 고립하는 일을 멈추고 핵무기 추구를 그만두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NBC 방송은 복수의 고위 군 관계자와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사령관 등을 인용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공격명령을 내리면 괌에 배치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전개해 북한 미사일 기지 수십 곳을 선제타격하는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도 10일 '화성 12형' 미사일의 괌도 포위사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화성 12형 미사일 4발의 동시발사 방안을 마련해 8월 중순까지 김정은 총사령관에게 보고하고, 포격시위를 북한 인민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찌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를 1,065초 간 비행한 후 괌도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까지 정보를 공개했다.

    북한은 탄도 미사일의 통과 상공, 예정 비행 거리, 궤도, 시간, 예상 탄착지점을 모두 밝혔다. 사거리는 100m 단위, 비행시간은 초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북한이 통과 상공과 탄착수역 등 각종 정보를 공개한 것은 탄도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법적 논란까지 감안하는 동시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행동계획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괌도 포격을 북한 인민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특례적 조치가 우리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더욱 북돋아주고 미제의 가긍한 처지를 똑바로 인식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괌도 포격을 인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거론한 이상 실제 무력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을 할 때도 언론 방송을 통해 미리 예고한 뒤 핵실험을 한 전례가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 수령 체제에서 인민들에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최고 지도자의 권위에 문제가 생기는 만큼, 괌섬 포격이 위협용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괌도 포위사격의 최종 방안을 8월 중순에 김정은 총사령관에게 보고한다고 한 만큼 북한의 도발 시점은 이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보고시점을 8월 중순으로 잡은 것은 아무래도 이달 하순 실시될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화성-12 미사일이 일본의 본토 상공을 통과할 것임을 예고한 만큼, 실제 도발이 이뤄지면 미국과 일본도 가만히 있을 리 없는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수위는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다만 이런 극단의 긴장 고조가 역설적으로 북미 간에 대화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동엽 교수는 "8월 중순 김정은에게 최종 방안을 보고하기까지 5일 내지 10일의 틈이 있고, '검토'라는 미확정의 시간에 주목해야 한다"며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해 긴장이 더욱 고조되기 전에 이 기간을 대화의 문을 여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침 북한은 9일 캐나다 총리 특사의 방북 직후 31개월 동안 억류했던 캐나다 국적의 한국계 임현수 목사를 병보석했다.

    이는 대외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던지면서 긴장국면을 조절하고 물밑 대화채널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지난 94년 미국이 영변 핵시설을 선제 타격하려 할 때 카터 특사의 방북으로 협상이 시작된 것처럼 지금도 위기가 정점을 향해갈 때 대화가 실현될 수 있다"며, "최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은 결국 미국에게 특사를 보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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