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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일촉즉발 북핵위기, 전술핵 재배치론 무조건 금기시할 일 아니다



칼럼

    [논평] 일촉즉발 북핵위기, 전술핵 재배치론 무조건 금기시할 일 아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자료사진)

     

    북핵위기가 말 그대로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괌도 포위포격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과 탄착지점까지 밝히면서 단순히 말 폭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화약을 잔뜩 실은 기차가 서로 마주보며 내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양측이 벼랑 끝에서 막판 대화의 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실제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측이 충돌할 경우 한반도가 전쟁터가 돼 우리 민족은 또다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현 국면에서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없어서 답답함을 감출 수 없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베를린 구상에 따른 대화제의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며 들은 체도 하지 않으면서 미국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미간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위기국면을 우리가 입이 바싹 타들어가는 심정으로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현재 대결구도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형성돼 있다.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한국은 빠져있다.

    문제는 북미 사이에 갈등이 격화돼 충돌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는 바로 우리가 입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미국과의 공조강화 뿐이지만 이것은 우리의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가령 미국이 북한의 괌도 포격위협에 맞서 선제타격을 가한다고 할 때 이를 한미공조를 통해 막기는 힘든 노릇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이 소외되는 일은 앞으로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집중적으로 제재를 받아왔는데도 불구하고 핵무장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실을 소형핵탄두 개발에도 성공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도 인정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실상 핵보유국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핵을 사실상 보유한 북한의 가장 큰 관심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체제안정을 보장받는 것이다.

    북한이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에도 계속 미사일도발과 핵실험을 감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북한에 핵을 갖지 않은 한국은 대화상대로 간주될 리 없다.

    온갖 제재를 무릅쓰고 핵무장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핵무장을 포기하거나 핵을 폐기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희박하다.

    기껏해야 핵동결 정도가 최선일 수 있다.

    우리가 그토록 강조해왔던 한반도의 비핵화가 막을 내리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한반도 상에서 현저한 힘의 불균형이다.

    우리는 핵보유국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호전적인 북한을 머리에 이고 있어야 한다.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것이 항구적일 수는 없다.

    북한이 공개한 ICBM 발사 장면 (사진=북한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ICBM으로 본토 공격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미국이 지금처럼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자유한국당 등 일부 보수권을 중심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물론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성사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방어용무기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만으로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중국이 가만히 있을 리 없고 일본도 이 때다 싶게 핵무장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사일 발사 사거리조차 늘리는 것을 틀어쥐어 왔던 미국의 동의를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원식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의 전술핵 재배치 추진에 대해 "천둥벌거숭이 같은 소리로 국민 속을 뒤집고 있다"고 비판하고, 같은 보수의 길을 가고 있는 바른정당도 "난센스"라고 정면으로 비판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도발에 맞설 가장 강력한 카드는 핵 밖에 없다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에 비춰볼 때 전술핵 재배치론을 무조건 배격하거나 금기시할 일은 아니다.

    이 문제는 우리의 생존과 달려있는 만큼 보수와 진보의 이념대결로 풀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보수, 진보를 떠나 한반도의 핵 불균형을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하는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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