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내년 6.13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바른정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중도 보수 노선을 걸으며 자강론을 유지하기에는 지지율 견인이 쉽지 않고, 다른 당과의 연대나 통합 구상도 워낙 변수가 많아 현실화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당장 뚜렷한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단 외부 변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푸념도 당내에서 나온다.
◇"멀리 본다" 자강론 유지…전략은 '물음표'바른정당 지도부는 매주 전국을 돌며 현장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휴가도 반납한 채 대구와 경북, 호남과 강원에 이어 지난주에는 충청과 대전을 샅샅이 훑었다. 당내에선 의원 숫자대로 20개의 민생특위가 작동 중이다. 새 정부 주요 현안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대안을 내는 새로운 보수 야당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이처럼 바른정당은 '자강론'을 유지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지율은 구성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1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6%로 하락했다. 직전 갤럽 조사에서 창당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10%)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지지율에 흔들리지 않고 길게 보고, 옳은 길을 가면 된다"며 소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15% 선만 넘으면 인재영입은 물론, 당이 모든 면에서 잘 풀린 거라 생각한다"며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금세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여론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인재영입도 박종진 전 앵커 영입 이후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당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면 정말 응원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막상 결정이 필요할 때엔 고민하는 분위기"라며 "(탄핵 이후) 네 편, 내 편으로 양분화 된 구조 속에서는 중간지대가 자리 잡을 틈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연대론·현역 차출론 '꿈틀'…가능성은 '글쎄'상황이 이렇다보니 당 내에서는 외부 변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국민의당과의 연대론'이다. 이 연대론은 내심 국민의당의 분열을 전망하는 기류와 맞닿아 있다.
안철수 전 의원이 이번에 국민의당 대표로 등판해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한 비(非)안철수계와 결별하면 연대 논의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안 전 의원의 대표 당선부터 당의 분열까지 모든 게 '가정'이어서 이를 기반으로 세밀한 전략을 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공부 모임에서 함께하거나 개인적 접촉을 통해 '느슨한 연대'를 만들어 놓는 선에서 준비 자세만 갖추고 있다. 한 의원도 "국민의당에서도 연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분위기가 있지만, 아직 불투명한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국당과의 연대나 공조도 변수이긴 하지만, 현 시점으로서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홍준표 체제'의 한국당이 친박(親朴) 청산이나 개혁보다는 구태 보수의 길로 가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바른정당 내에서 우세하다.
바른정당은 일단 이번 달 내로 지방선거 전략의 큰 틀을 완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거론되고 있는 안은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 경쟁력 있는 인사를 투입해 더불어민주당, 한국당과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유승민 의원 등 당내 간판급 주자들을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차출론'과 맞물린 것이어서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 의원의 경우만 해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서울시장 출마설'을 이미 여러 차례 부인한데다가, 현역 의원의 출마로 의석 한 석이라도 잃게 되면 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