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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트랙을 떠난 '단거리 황제'와 '중장거리 황제'



스포츠일반

    같은 날 트랙을 떠난 '단거리 황제'와 '중장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두 황제가 동시에 트랙을 떠났다.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일찌감치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은퇴 무대로 점찍었다. 2009년 베를린 대회를 시작으로 금메달만 11개를 딴, 또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8개를 목에 건 단거리 황제의 마지막 무대였다.

    시끌벅적했던 볼트의 은퇴와 달리 조용히 마지막 레이스를 준비한 또 다른 황제가 있었다. 바로 중장거리 황제 모 패러(영국). 패러 역시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두 차례 올림픽과 두 차례 세계선수권에서 5000m와 1만m를 모두 휩쓴 중장거리 황제다.

    공교롭게도 둘의 마지막 레이스가 겹쳤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도 '13일(한국시간) 놓치지 말아야 할 5가지'를 선정하면서 볼트와 패러의 마지막 레이스를 가장 먼저 올려놓았다.

    먼저 남자 5000m에 출전하는 패러가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 트랙에 섰다. 2012년 올림픽에서 중장거리 황제의 시작을 알린 장소였다.

    이미 패러는 5일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상황. 마지막 레이스에서 2011년 대구 대회 5000m를 시작으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5000m, 1만m 11연속 금메달에 도전했다. 또 5개 메이저 대회 연속 2관왕도 노렸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3인방의 견제에 페이스가 흔들렸다. 마지막에 치고 나올 힘이 달렸고, 결국 13분33초2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1위는 13분32초79를 찍은 무크타르 에드리스(에티오피아)였다.

    패러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그대로 쓰러졌고, 1위 에드리스가 다가와 패러를 일으키며 황제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들이 하나씩 패러와 포옹을 했고, 패러는 트랙 위에 입을 맞추며 트랙과 작별했다. 패러는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꿀 예정이다.

    세계선수권 통산 성적은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4개를 손에 넣은 중장거리 황제의 마지막 트랙 질주였다.

    모 패러. (사진=영국 올림픽 선수단 트위터)

     

    이어 13일 마지막 경기였던 남자 400m 계주에 단거리 황제 볼트가 등장했다.

    볼트는 6일 100m에서 동메달에 그쳐 자존심 회복이 필요했다. 하지만 훈훈했던 패러의 마지막 레이스와 달리 볼트의 마지막 질주는 아팠다. 정확히 말하면 질주하지 못한 채 트랙을 떠나야했다.

    볼트는 변함 없이 자메이카의 앵커로 나섰다. 레이스 시작 전 카메라가 향할 때마다 특유의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요한 블레이크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볼트의 마지막 레이스는 기록 없이 DNF로 끝냈다. 왼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트랙 위에 주저앉았다. 메달색과 관계 없이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받아야 할 황제의 스포트라이트를 놓쳤다.

    비록 허무했던 마지막 레이스였지만, 볼트는 단연 최고였다.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만 19개.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에는 모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채로 트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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