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우버가 음식 배달 앱 우버이츠(UberEATS)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우버이츠는 숨은 맛집과 소문난 레스토랑의 음식을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프리미엄 음식 배달앱으로, 탭 한 번으로 쉽고 편리하게 맛있는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 예상시간과 현재 위치 등을 앱 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우버이츠 제공)
'우버 택시'로 유명한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이번엔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Eats)'로 한국에 상륙했다. 공유경제 대명사로 꼽히는 우버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은 물론 최근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까지 이미 배달업체들이 대거 포진한 국내 배달 O2O 시장에 뛰어들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 경리단길 맛집 메뉴가 30분 만에 우리 집으로…'우버이츠' 韓 상륙
우버는 지난 10일부터 국내에서 '우버이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4년 미국 LA를 중심으로 우버 앱 내 '우버 프레시' 프로젝트가 우버이츠의 첫 출발이었다. 음식 배달 문화가 덜 발달한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자, 2015년 '우버이츠'로 서비스명을 변경하고 201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독자적인 앱을 처음 출시했다.
이후 점차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고, 세계에서 112번째 서비스 도시로 서울이 꼽혔다.
'우버이츠'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의 우버를 있게 한 차량호출 애플리케이션 '우버 택시'와 동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앱으로 원하는 식당 음식을 주문하면, 해당 식당과 가까운 '배달 파트너스'인 배달원과 연결돼 음식을 배달받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문 음식의 배달 예상시간과 현재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우선 서울 강남구와 이태원 지역에서 출시된다. 추후 다른 지역에도 확대될 예정이다. 배달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주문 마감 시간은 오후 10시다.
◇ 유명 레스토랑부터 숨은 맛집으로 '차별화'…자전거·도보 누구나 배달 가능우버이츠는 자신들만의 '공유경제' 개념에 '프리미엄'을 입혔다. 제휴점에는 장진우 식당, 피에프창, 마망갸또 등 유명 레스토랑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 맛집까지
배달하는 전략을 내밀었다.
또 일반인도 배달할 수 있는 '배달 파트너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운전면허증·이륜차 보험을 가진 오토바이·전기자전거, 자전거 소유자나 도보 배달이 가능한 일반인 누구나 배달할 수 있다.
우버 택시가 누구든지 원하는 시간만큼 자율적으로 운전하며 운전기사(우버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우버이츠도 일반인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잠깐 음식 배달 기사로 일하고 수수료를 벌 수 있다.
우버이츠는 배달원을 대상으로 이동이 편리한 전기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한다. 원하는 시간에 배달만 해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론칭 초기 배달원을 경험해보려는 일반인들이 몰릴 전망이다.
그간 비용문제로 배달원 고용이 힘들었던 음식점이나, 배달은 하지 않았던 고급 음식점도 우버이츠를 통해 배달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 제한된 경쟁 앱과 달리 우버이츠는 하나의 앱으로 여러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버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 27개국 112개 도시 서비스 해외 순항 中…'배달=무료' 韓 선점 '불투명'우버이츠는 우버 택시에 이어 해외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현재 27개 국가의 112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도쿄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존 배달시장 강자였던 '그립 허브'를 밀어내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서도 지난해 4월 서비스 시작 뒤 예약이 쉽지 않은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를 배달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우버이츠 전용 메뉴를 개발하는 식당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다르다. '배달 문화'가 오랫동안 자리 잡혀있던 국내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 다양한 업체들이 이미 발 빠르게 O2O 음식배달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이들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만큼, 국내 브랜드 파워가 약한 우버의 시장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지금도 우버이츠와 비슷한 형태의 맛집 배달대행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이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 푸드플라이, 식신 등이 있지만 아직 서비스 지역이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는 등 시장이 좀처럼 커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배달은 일종의 '무료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우버이츠의 높은 음식점 수수료율은 서비스 선점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달료는 서비스 론칭 기념으로 현재는 무료지만, 앞으로는 건당 3500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료는 전적으로 배달 파트너에게 지급된다. 우버는 레스토랑에서 우버이츠 앱 사용료를 받는다.
우버이츠 배달원이, 음식점에 고용됐을 때 받는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이나 최저임금 등과 같은 보호막이 사라지게 되는 문제도 생긴다. 우버이츠 관계자는 "배달원이 보험에 직접 가입해야 하고,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 보험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전문 배달원이 아닌 만큼, 신뢰성과 전문성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 국내 토종 배달 앱과 본격 경쟁…네이버·카카오도 가세 긴장감 고조된 '배달 戰'
국내 거대 포털인 네이버에 이어 최근 카카오까지 국내 배달 O2O 시장에 들어오자 '배달의 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을 보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등 기존 업체들은 경쟁 서비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3월부터 4000만 명의 이용자를 지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배달 서비스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운영 중이다. 현재 치킨, 피자, 햄버거, 한식으로 서비스 메뉴를 분류했다.
네이버도 '네이버 톡톡'을 통해 간편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에서 주문을 중계하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업체 우버까지 가세하면서 O2O 시장 선점전의 서막이 올랐다. NHN 페이코도 올 하반기 배달주문 서비스 운영을 검토하고 있어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스마트폰 보편화로 앱을 통해 주문하는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배달 O2O 이용자가 급증하게 됐다"면서 "배달 앱 시장에 눈에 띄는 선두주자가 없는 초기 단계에서 몸집이 큰 포털이나 글로벌 기업이 업계에 뛰어들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