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영화관에서 최근 관객 흥행몰이에 성공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오전에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광주의 참상을 알렸던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질 당시 다른 지역 사람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해직당하거나 처벌받았다"며 "남편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브람슈테트 여사는 "남편은 진실을 알리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광주가 인생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는데, 짧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스크린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걸 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광주에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말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의 민주화운동이란 것도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다"며 "광주에 대한 유인물만 돌려도 처벌받던 시절에 우리들은 힌츠페터 기자의 영상을 알게 됐고, 광주 가톨릭신부님들의 도움으로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87년 5·18 주간에 그 동영상을 많은 이들과 봤다. 그것이 87년 6월 항쟁의 큰 기폭제가 됐다"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고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면서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 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부대변인은 "영화를 함께 본 힌츠페터 씨의 부인은 물론 문 대통령도 영화가 끝나자 눈물을 훔쳤고 서로 따뜻한 악수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택시운전사'는 위르겐 힌츠페터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취재하러 가는 과정에서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와 동행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방송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 관람 후 영화를 만든 장훈 감독을 비롯해 영화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 씨, 유해진 씨와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