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하한기를 끝낸 국회가 8월 임시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투모드'에 돌입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예산 결산심사를 박근혜 정부의 적폐 예산을 뿌리뽑은 계기로 삼겠다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 100일간의 안보와 인사 과실을 점검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여야간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 與 "적폐예산 청산"…野 "안보위기" 맞불여야는 14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8월 임시국회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2주 동안 진행하자는 여당의 제안에 야당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어서 무난하게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8월 임시 국회는 2016년 회계년도 결산심사를 위한 임시회로, 여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쓰였던 이른바 '적폐예산'을 청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가 파탄낸 국가 재정을 꼼꼼히 살펴 적폐 예산이 두 번 다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북.미간 고조되고 있는 북미간 '말의전쟁'에 대한 문재인 정부 대응의 적절성 여부, 사드 추가 배치 등 안보이슈도 여야간에 뜨거운 공방을 피하기 어려운 소재들이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발 '안보위기론'을 제기하는 반면 여당은 보수정권 9년 책임론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이수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처리와, 정부조직법 개편 당시 여야가 합의했던 물관리 일원화 TF구성을 조속히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여당은 또 운영위원장 교체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9월 정기국회 일정 논의와 함께 운영위원장 문제도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내놔라'vs'못준다' 운영위원장 쟁탈전…김이수 처리도 난항반면 야당은 이번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100일의 '실책'을 살펴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관리 기능을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겨냥한 "정치 보복"이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여당이 2016년 예산결산을 '적폐예산'으로 규정하는 데에도 반감을 드러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예산을 절약해 모아놓은 돈으로 추경이라는 돈 잔치를 하면서 적폐 예산 운운은 말 자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운영위원장 교체에 대해 "정기국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을 바꾸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응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야당은 청문회 정국으로 파행을 빚었던 국회를 정상 궤도에 올리는 차원에서 임명된 장관들의 업무 수행을 중간점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특히 사드 등 안보와 신고리원전 등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장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집중 질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도 8월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당은 인준안 표류로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점을 들어 임시국회 내에 임명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설득이 쉽지 않다.
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위원장이 끝내 인준안 통과를 거부하면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본회의에 인준안을 올려야 한다. 직권상정 카드는 여야 모두 부담인데다, 협치를 깨뜨린다는 점에서 여당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