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컨소시엄의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시바측이 이들 우선협상 대상자 외에 미국 웨스턴디지털이나 대만 홍하이와 협상을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13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국 컨소시엄 외에 다른 곳들과 협의를 시작했다"면서 "여기에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과 대만의 전기전자업체 홍하이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쓰나카와 사토시 사장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업계를 중심으로 떠돌던 도시바의 추가 협상설을 공식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이후에도 도시바가 웨스턴 디지털이나 홍하이와 협상중이라는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곤 했다.
홍하이의 쿼타이밍 회장도 우선 협상대상자 지정이후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상이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을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긴바 있다.
앞서 도시바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의 중재를 받아들여 한미일 3국 컨소시엄과 매각협상을 완료하기 2주전에 그 내용을 웨스턴디지털에 설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한미일 3국 연합컨소시엄 외에 웨스턴디지털이나 대만 홍하이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은 또다시 '이중의 파도'를 만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와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은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중단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샌드디스크 인수로 자금을 소진한 상태여서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홍하이는 한미일 3국 컨소시엄이 써낸 20조원보다 무려 10조원이나 많은 30조원을 인수금액으로 써 냈지만 우선협상 대상에서 누락되면서 처음부터 들러리 세운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매각협상 참여방식이 '자금대여' 형태가 아니라 '지분참여'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조금씩 복잡해 져 갔다.
이런 가운데 일본 도시바 반도체측이 3국 연합 외에 미국-대만 기업과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은 더욱 혼전속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