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
새로 취임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첫 일성으로 "산재사고,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장시간 근로 은 부끄러운 일들이 없어져야 한다"며 노동 정책 혁신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5대 정책과제를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장관은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 경제적 양극화 ▲ OECD 최장 수준 노동시간 ▲ 대·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및 저임금 ▲ 매년 1천여명의 사망을 부르는 산업재해 ▲ 비정규직 고용불안 및 차별 ▲ 120만 청년실업 ▲ 여성노동자의 경력단절·차별 및 육아 부담 ▲ 비(非)협력적 노사문화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정책의 변화를 위해 ▲ 노동행정 현장중심 혁신 ▲ 일자리 창출 ▲ 산업안전 분야 혁신 ▲ 일과 삶의 조화 ▲ 고용노동정책의 균형 회복 등 5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일자리와 노동관계 상황판을 집무실에 설치하고 현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지방노동청이 되도록 노·사 양측 뿐만 아니라 국민들께도 의견을 듣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노동현장에서 산재사고,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장시간 근로같은 부끄러운 일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질타하며 "산재를 은폐하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기업에게 책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를 개선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근로감독관의 인력과 권한을 늘리고, 새로운 산업현장에 맞는 근로감독 업무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근로감독관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동경찰'이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자리 대책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제1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일자리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대한민국'을 천명한 데에는 일자리의 양과 숫자만이 아니라 질을 동시에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고용이 안정되고, 일한만큼 대가를 정당하게 보상받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노동부의 핵심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을 최소화하고, 상시 지속적 업무, 생명·안전 분야만큼은 정규직 고용이 원칙이 되도록 하겠다"며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사용하게 되더라도차별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안전을 위해서는 "유해·위험성이 고도로 높은 작업은 도급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분야에서 도급이 이뤄진 경우에도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해 OECD 최고인 산재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까지 감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고 사례를 들며 "안전보건자료가 기업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아 노동자의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개선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국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노동 시간 논란 등에 대해서는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를 명확히 하고, 근로시간 특례 업종의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며 "장시간 근로를 야기하는 포괄임금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노동현장 출신인 제가 편향적인 노동정책을 펼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며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노사 모두로부터 박수 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