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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추석 전후 논란 왜…박근혜 혹은 문재인, '표적' 엇갈려

국회/정당

    국감 추석 전후 논란 왜…박근혜 혹은 문재인, '표적' 엇갈려

    • 2017-08-15 05:00

    8월 결산, 9월 이후 국감‧예산, 與野 샅바싸움 돌입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원내교섭단체 4당은 14일 결산 심의를 위한 8월 국회 일정에 합의했지만, 9월 정기국회 돌입 이후 국정감사 일정에 대해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감의 시점에 대해선 여야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주당은 집권 초반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8월 결산 처리와 9월 중 국감, 이후 12월까지 이어지는 예산 정국에서 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을 핵심 이슈로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추석 전 국감에 방점이 찍히는 배경이다.

    반면 야권은 추석을 분기점으로 정국의 초점을 박 전 대통령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 이동시키려 하고 있다. 국감을 문재인 정부 초반 정책에 대한 검증의 계기로 치르고, 예산 편성 협상에서 지렛대로 삼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 與 "10월 이후 예산에만 집중해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의 중재로 야3당과 일정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당장 목전에 쌓인 결산, 국감, 예산, 법안까지 국민이 필요로 하는 민생과 나라다운 나라 만드는 제도를 바꾸고 예산을 편성하는 일에 국회가 잘 협의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후 국회 일정과 관련, '나라다운 나라' 기조가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는 얘기다.

    지도부는 국감의 시점에 대해선 '추석 전 실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12월 2일로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서 역산했을 때 예산 논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회선진화법(국회법)에 따라 예산안을 12월 2일까지 처리해야 한다"면서 "국감을 10월 연휴 이후로 가져가게 되면 예산은 언제 보느냐"고 되물었다. 실제 이날 여야 원내 지도부 간 회동에서 정 의장도 예산안을 충분히 들여다보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침에는 '적폐 청산'을 개혁과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당의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박근혜 정부 실정(失政)을 부각시킬 또 다른 호기인 국감을 연기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감을 10월로 미루게 되면 대정부질의를 그보다 먼저 하게 되는 것"이라며 "국감을 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갖고 대정부질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 때 적폐 문제가 핵심이 되면 이후 대정부질의에서 현 정부를 겨냥하기 어렵게 되는 점을 노리고 있다. 추석 전 전 정부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명절 밥상머리 민심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기도 하다.

    ◇ 野 "국감서 文 정부 안보‧부동산‧탈(脫)원전 논란 다루자"

    하지만 야권은 여권의 단골 메뉴인 ‘적폐’ 대신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계, 부동산‧탈(脫)원전 등의 정책들이 이번 국감서부터 다뤄져야 한다며 시점을 뒤로 미루고 있다.

    '추석 후 국감' 문제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공조가 먹히고 있다.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회동 전 별도의 회동을 갖고, ‘9월 국감 불가론’을 정리한 뒤 협상에 들어왔다.

    김 원내대표는 "9월 국정감사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며 "국무위원이 모두 임명되지 않은 상태여서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급선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지금 임명된 각 부처 장관들이 향후 5년 정책을 세팅하는 것이 준비되고 난 뒤에 국감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맞장구쳤다.

    두 야당이 한 목소리를 내자 제1야당인 한국당도 10월 이후 국감으로 당론을 모아가고 있다. 정용기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주말 내지 주초 의원총회를 열어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추석 이후 국감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권의 주장은 당장 정부 구성조차 채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국감보다는 해당 부처 장관의 업무파악 내용부터 보고받는 것이 순서라는 얘기다.

    8월 국회에서 결산 심사와 업무보고를 병해해 각 상임위 별로 안보, 부동산, 탈(脫)원전 등 찬반이 나뉘는 쟁점에 공세를 펴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다음 주부터 가동되는 상임위 중 청와대를 다루는 운영위를 소집해 문재인 정부 초반 인사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복안도 있다.

    이 같은 야권의 구상은 박근혜 정부 실정과 국감을 분리시키고, 여권의 공세를 시간적으로 지연시킨 뒤 정기국회에서 주도권을 복원해보겠다는 안간힘의 발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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