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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종합)

대통령실

    文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종합)

    "보훈으로 대한민국 정체성 확립…독립운동 3대까지 예우"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최근 북미간 '말폭탄'에 가까운 상호 위협이 지속되면서 한반도 긴장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며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전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백악관 참모진들과 미 조야에서도 '군사적 옵션' 등이 거론되자, 한반도 문제 당사자인 한국 대통령으로서 일각에서 제기된 '8월 위기설 정면으로 불식시킨 셈이다.

    또 남측이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 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줬다"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 예외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럴 때 북미, 북일 간 대화도 촉진됐고 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독일에서 밝힌 '신베를린 구상'에 대한 북한의 호응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핵동결에 나선다면 한국은 물론 미국도 국제사회 속에서 북한 체제가 유지되고 또 경제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핵 없이도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신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체제보장을 재차 약속했다.

    이어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한다"며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하고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과 성묘에 대한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복절인 만큼 대한민국의 독립에 헌신한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이라며 "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 명예뿐인 보훈에 머물지도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며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예우하고 자녀와 손자녀 전원의 생활안정을 지원해 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다"고 선언했다.

    광복절 기념식인 만큼 일본에 대한 과거사 반성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그동안 일본의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양국 간의 과거와 일본의 책임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그 노력들이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이러한 역사인식이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도 이제 양자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과거사와 역사문제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발목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역사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우리 사회 내 진보, 보수간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누구나 역사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다"며 "모든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고, 이 점에서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시대를
    산업화와 민주화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 김대중,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다"며 보혁갈등 해소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라고 말했다.

    지난 보수정권을 대한민국 건국절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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