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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해진, 공정위 찾아 '기업 총수 지위' 직접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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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이해진, 공정위 찾아 '기업 총수 지위' 직접 해명

    준 대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이해진 "지분 4.6%, 의미있는 의결권 불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의장이 14일 공정거래위원회를 스스로 찾아가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가 내달 1일 예정된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과 관련, 네이버는 자산 5조 원 이상의 '준(準) 대기업'이고 이 전 의장에 동일인(총수) 지위여부를 줘야하는 것을 검토하자, 이에 따른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의장은 평소 노출을 꺼리는 '은둔형 리더'로 불리지만,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에는 직접 나서는 등 중요한 이슈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깜짝 방문'으로 알려진 이번 공정위 면담도, 사전에 계획된, 이 전 의장은 물론 향후 네이버 계획 등에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라는 방증이다.

    15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전 의장은 네이버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 법무실장과 함께 전날 오후 세종정부청사 공정위 기업집단과를 찾아 담당 과장을 면담했다. 공정위 사무처장도 자리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전 의장 등은 네이버가 다음 달 1일 예정된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 문의했다"고 말했다.

    공정위 기업집단과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지정하고,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관리 및 지주회사 관련 시책 수립·운용 등을 총괄한다. 공정위는 자산 5조 원 이상 준(準) 대기업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적용한다. 내달 1일 첫 지정 업체가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네이버 자산 규모는 4조 9400억 원에 이른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자산 5조 원 이상인 만큼 이번에 지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다만 해외 계열사는 자산 산정 대상에서 제외돼,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여부는 내달 1일에야 명확해진다.

    네이버에서 현재 이 전 의장의 지분은 4.6%에 불과하다. 이는 최대주주 국민연금(10.6%)보다 지분율이 낮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 전 의장을 기업 총수로 봐야 된다"며 검토중이다. 낮은 지분율에도 이 전 의장이 네이버의 실제 경영권이나 사업 방향, 인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네이버 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제 회사를 지배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의장 측은 "적어도 주총에서 의미 있는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이사 1명 선임 정도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 전 의장이 가진) 4.6% 지분는 이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가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면 이 전 의장은 실제 오너로서 자신의 법적 책임이 무거워진다.

    이 전 의장으로서 부담될 대목이 동일인 지정 신고다. 이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오너를 밝히는 것으로, 동일인이 되면 허위 자료 제출 등 회사의 잘못에 대해 자신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또 네이버가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자회사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주는지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되고, 만약 문제가 드러나면 처벌도 받는다. 이 전 의장 가족 역시 총수와 총수 일가 특수관계인이 될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이 전 의장 총수' 검토에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네이버의 주주현황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다음으로 해외투자기관 등이 보유한 KT,
    포스코(총수 없는 집단) 등과 비슷하다. 주주구성으로 본다면 네이버는 이들과 같은 형태의 기업 집단으로 분류돼야 한다는 것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전 의장에게 총수 지위를 부여한다면, 동일한 지분을 가진 포스코를 예를 들어, 만약 회장이 4~5%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이를 행사하면 동일인으로 봐야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전문경영인을 재벌총수와 동일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총수격에 해당하는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기업집단 규제의 궁극적인 목적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의장은 공개 석상에서 여러 번 "끊임없이 성공하지 못하면 (나도) 잘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이 전 의장의 경영권 등의 영향력은 보유 지분이 아닌 '주주 신임'에서 기반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공정위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주회사 전환'이나 '불공정 행위' 등의 논란에 관한 해명 여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네이버가 지주 회사와 사업 회사로 쪼개지면 이 전 의장의 지분율이 늘어나 사내 지배력이 강화된다. 그러나 자회사 가치가 일정 액수를 넘어야 하는 등 지주회사 전환의 법적 요건이 까다롭고 분할 과정에서 외부 주주들이 반발할 우려도 있다.

    네이버는 최근 인터넷 검색에서의 지배력을 동원해 쇼핑·간편결제·부동산 등 자사 온라인 서비스를 우대하며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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