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비디오판독 대상 범위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시행한 KBO 심판위원회의 책임을 물어 심판위원장에게 엄중 경고 조처했다.
KBO는 14일 규칙위원회를 열고 KBO리그 규정 적용 및 공식 야구규칙 개편작업에 관련한 사항을 심의했다고 15일 밝혔다.
규칙위원회는 지난 9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나온 KIA 김민식의 번트 타구 비디오판독 적용 내용을 심의했다.
당시 KIA는 5-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김민식이 보내기 번트를 댔다. 공은 멀리 가지 않았고 넥센 포수 박동원은 곧바로 이를 잡아 3루에 공을 던져 주자를 포스아웃시켰다.
그러나 주심은 공이 배트에 두 번 맞았다며 번트가 아닌 파울을 선언했다. 넥센은 항의와 동시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그리고 판독 끝에 판정은 번복됐다.
이에 KIA 김기태 감독은 공이 배트에 두 번 맞았는지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라고 어필했다. 김 감독은 넥센의 비디오판독 요청이 비디오판독 규정 3항 6호 '타자의 파울/헛스윙(타구가 타석에서 타자의 몸에 맞는 경우 포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심판진은 김민식의 번트타구가 비디오판독 범주에 포함된다며 김 감독의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규칙위원회의 생각도 같았다. 타구가 타자의 몸에 맞은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착용한 경기 용구나 배트에 맞아도 파울로 판정되므로 심판위원회가 비디오판독 대상으로 적용한 것이 옳다고 심의했다.
다만, KBO는 비디오판독 규정에 문구로서 명시되지 않은 부분을 규칙위원회 결정 없이 심판위원회 내부에서만 합의해 시행했고,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불렀다며 관리 책임을 물어 심판위원장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규칙위원회는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전면 개편한 야구규칙을 내년 KBO리그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막 전까지 공식 야구규칙 개편과 재배치를 완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