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곳이 간절히 생각나는 계절. 바다나 계곡도 좋지만, 여름에 ‘공포물’보다 좋은 게 있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 습하고 더웠던 올 7월에는 공포 영화를, 눈을 씻고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8월이 되어서야 영화 ‘애나벨: 인형의 주인’이 개봉했고, 다음 주부터 한국형 스릴러 ‘장산범’이 시작한다.
그럼에도 공포 영화는 뻔해 기대가 안 된다면, 이런 이색 공포물을 추천한다. 이미 대학로와 웹툰 등에서는 당신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공포물이 준비되어 있다.
◇ ‘연극이 무서워봤자?…눈앞에 등장하는 귀신에 화장실도 못 가
대학로에서 영화만큼이 무섭다고 정평이 난 연극 ‘두 여자’. 공연 내용은 자매간의 갈등과 복수를 그린다.
‘연극이 무서와 봤자’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다양한 특수 장치와 영상이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그저 보는 것만 아니라 청각과 촉각으로 공포감을 선사한다. 어두운 분위기와 섬뜩한 효과음은 관객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피가 낭자한 장면에서는 관객의 촉각을 자극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스크린에서는 귀신이 걸어 나와 관객의 발목을 잡는다.
‘나는 원해 무서움을 잘 못느껴서 괜찮을거라’고? 공연 중간 중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터져나오는 비명소리는 잘 안 놀라던 사람도 놀라게 만든다.
네이버에서 평점 9.3점으로, 공연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공연의 또 다른 백미는 ‘화장실’이다. 연극이 90분인데, 무서워서 화장실을 못가고 쩔쩔매는 남성 관객도 있었다.
‘두 여자’ 이외에도 ‘괴담’, ‘스위치’, ‘서툰 살인’, ‘최면’, ‘조각’ 등 다양한 대학로 공포연극들이 관객들을 무섭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웹툰…소름끼치는 스토리, 음산한 음악, 그리고 살아움직이는 그림까지
어디 나가기 귀찮은 사람이라면, 집에서 불 꺼 놓고 이 웹툰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깜짝 놀란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 나오기도 한다.
가장 먼저 추천하는 웹툰은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DEY 호러채널’(글/그림 DEY)이다. 기존의 웹툰과는 달리 배경음악이 나오고, 그림이 움직인다. 일명 3D 웹툰이다.
이 웹툰을 보겠다고 하면, 일단 불을 끄고 이어폰을 낄 것을 권한다.
음산한 음악 때문에 안 그래도 긴장했는데, 갑자기 폰에서 살아 움직이는 그림을 보는 순간, 폰을 저 멀리 집어던지게 될 것이다.
핸드폰 게임 ‘포켓몬고’ 때문에도 잘 알려진 증강현실을 이용한 웹툰도 있다. 바로 네이버의 ‘폰령’이다.
이 웹툰은 오로지 스마트폰으로만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연동돼야 하기 때문이다.
웹툰을 보다 보면, 모르는 번호로 화상전화가 걸려오고, 전화를 받는 순간 그 안에서 귀신이 등장해 말을 걸기도 한다.
간혹 이런 류의 웹툰 중에는 그림체나 스토리가 뒷받침하지 못해 아쉬운 것도 있다.
특별한 기술이 적용되지 않아도, 그림체와 스토리 자체만으로 공포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바로 웹툰 팬들 사이에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0.0MHZ'(글/그림 장작)이다.
심령 현상을 과학적으로 밝히려는 학생들을 다룬 내용이다. 제목은 주인공이 속한 동아리 이름이다. 시즌2까지 나왔다.
‘다음카카오’에서 볼 수 있고, 이미 완결된 작품이라 유료로 구매해 봐야 한다.
이밖에 유료 웹툰 사이트인 ‘레진코믹스’, ‘탑코’, ‘투믹스’에도 공포물이 있다.
‘레진’에서 볼 수 있는 ‘몽중저택’(글/그림 쉐군)은 공포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독특한 형식의 공포 만화이다.
‘탑툰’에서 연재 중인 ‘진심기전’(글/그림 심쓰리)는 옴니버스 에피소드 형태의 단편 웹툰이다.
‘투믹스’의 스릴러 웹툰 중에는 ‘나이트메어’(글/그림 임수정)가 인상적이다. 포털 웹툰 도전 만화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마치 공포 만화의 대가 이토 준지의 작품을 떠올리게 만든다. 매화 기발한 상상력으로 제목처럼 악몽 같은 이야기들을 펼친다.
(* 영상 제작 : CBS노컷뉴스 스마트뉴스팀 김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