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카카오뱅크의 흥행 돌풍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수요는 폭증했지만, 고령층의 가입 및 이용은 상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흥행을 계기로 시중 은행들까지 온라인·모바일 금융을 강화하면서 고령층 금융 소외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카카오뱅크 측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3일까지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60대 이상의 비율이 매우 낮았다.
이날까지 개설된 계좌 187만 6천495건 가운데 60세 이상의 계좌는 3만 512건으로 전체의 약 1.6%에 불과했다. 50세 이상 60세 미만 고객의 계좌는 15만 4천408건으로, 8.2%였다.
30대 가입자가 가장 많았다. 70만 3천308건으로 37.5%를 차지했다. 40대 가입자는 43만 6천49건으로 23.2%, 20대 가입자는 52만 8천572건으로 28.2%였다.
카카오뱅크보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 역시 고령층 이용자가 현격하게 낮았다. 이달 6일까지 케이뱅크에 가입한 60대 이상 가입자는 1만 1천592명이다. 전체 가입자 51만 167명의 2.3%에 불과하다. 50대 가입자는 5만 5천638명으로 10.9%였다.
케이뱅크 역시 30대 가입자가 가장 많았고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30대 가입자는 19만 8천846명으로 38.9%, 40대 가입자는 15만 3천894명으로 30.2%를 차지했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통계는 고령층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표로 풀이된다.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 제공)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결과, 인터넷 뱅킹 이용자(최근 1년간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 비율은 세대별 편차가 매우 컸다. 20대가 79.8%, 30대가 88.1%, 40대가 73.5%인 반면, 50대는 42.5%, 60대 14%, 70세 이상은 4.3%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의 흥행 돌풍은 시중 은행들의 온라인·모바일 금융 강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지점 축소는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씨티를 포함한 6개 시중은행의 국내 지점은 2012년 말 4천292개에서 지난 3월 말 3천568개로 4년여 만에 724개(16.9%)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스마트뱅킹 시대에 맞춰 노인 금융 소외 현상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핀테크 등의 발달로 금융 거래 형태가 변하면서 노인을 비롯한 정보 기술 취약계층이 생겼다"면서 "이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전화상담과 같은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아가 인터넷뱅킹 교육 등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