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한국마사회 마필관리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 요청 및 인권침해 진정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마사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최근 비정규직 마필관리사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산경남 렛츠런파크(이하 경마공원)에 대해 정부가 근로감독에 돌입한다.
고용노동부는 마필관리사들의 자살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 대해 1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주 동안 특별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특별감독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해당 지방청이 아닌 노동부 본부가 주관해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및 본부 내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앞서 지난 5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가 운영하는 경마공원에서 일하던 박경근씨(39)가 자신이 일하던 마구간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이번달에도 지난 1일 이곳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 이현준씨(36)가 차량에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2011년에도 역시 마필관리사 박용석씨(당시 35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공기업인 마사회는 경마 시행으로 매년 수조원의 이익을 내지만, 개인마주제를 도입해 마주가 개입사업자인 조교사에게 말 관리를 위탁하고, 조교사들은 다시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간접고용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필관리사들도 노조를 설립해 대응하고 있지만, 부산의 경우 조교사들이 개별적으로 마필관리사를 고용하는 바람에 집단 교섭이 이뤄지기 어려워 마필관리사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유족들과 노동계는 숨진 이들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며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관계법령 위반사항 뿐 아니라 안전·보건관리, 노무관리, 고용차별 등 노동관계 관리시스템 전반을 조사하고, 특히 마필관리사의 직무스트레스 수준을 심도 있게 살피고 그 원인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지방고용노동청에서 선발된 근로감독관 23명,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심리전문가 등 안전보건공단 전문직원 8명을 투입하고, 조교사·마필관리사 경력보유자, 대학교수 등 외부전문가도 특별감독에 참여하도록 했다.
노동부는 감독 대상 확대, 증거확보 등 현장감독 사정에 따라 감독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급박한 산재발생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법 위반 사항에는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와 함께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