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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장남 신동주 "부친 기억감퇴 2010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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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家 장남 신동주 "부친 기억감퇴 2010년 시작"

    평전 '나의 아버지 신격호' 다음주 출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롯데가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95) 롯데그룹 창업자의 평전인 '나의 아버지 신격호'를 다음주 출간한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어로 집필한 내용을 SDJ코퍼레이션 직원들이 우리말로 번역했다.

    책은 재일교포 사업가인 신 총괄회장이 약 70년 전 일본 도쿄(東京)에서 롯데그룹의 전신인 주식회사 롯데를 창립하는 과정에서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사이에 있었던 일화,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의 인연 등 일대기를 담았다.

    신 총괄회장의 둘째 부인으로 알려진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가 신 총괄회장과 정식으로 혼인한 적이 없는 사실혼 관계라는 사실도 처음 소개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과 관련한 증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형제의 난(2015년) 당시 신 총괄회장의 정신이 온전하고 경영 의지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사실상 이를 번복한 것이다. 실제로 신 전부회장측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이상이 없으며 이를 증명할 동영상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책에서 "아버지의 기억 감퇴가 2010년에 시작됐다"며 "아버지의 기억은 이미 수년 전에 파편화돼 흩어지거나 사라져버렸다. 기억의 증표(Memento)를 다시 제시하지 않으면 아버지는 어제 일을 오늘 기억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2013년 12월 아버지는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 전신 마취 수술을 받은 뒤부터 그의 기억의 커튼이 내려가기 시작했다"며 고관절 수술 이후 기억력이 급속히 나빠졌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상태를 숨긴 이유와 관련해서는 "아버지의 기억만 돌아온다면 처참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형제와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다툼을 "아버지의 기억이 흐려진 틈을 타 벌어진 찬탈의 음모"로 규정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책의 출간을 기획해 1년여 만에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18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이시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산업을 일군 첫세대 가운데 생존해 있는 거의 유일한 분이기 때문에 그간 이뤄진 신 총괄회장의 언론 인터뷰와 신동주 부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정리하는 책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신 전 부회장이 자신의 적통을 강조하기 위해 평전을 펴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버지의 명예를 드높이는 순수한 동기라면 반길 일이지만 일부 알려진 내용을 보면 롯데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 갔다거나 국부유출되고 있어 본인이 경영권에 복귀해야 한다는 등 기존에 해왔던 본인의 그릇된 주장을 또 다시 반복하기 위해 책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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