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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경찰' 성장형 '버디무비'의 진화론

    영화 '청년경찰'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대작들이 쏟아지는 여름, 의외의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송강호의 '택시운전사'와 할리우드 시리즈 '혹성탈출: 종의 전쟁' 틈에서 선전하고 있는 영화 '청년경찰' 이야기다.

    '청년경찰'은 20대 청년들이 주인공인 '버디무비'다. 전혀 성격이 다른 두 캐릭터가 힘을 합쳐 거대한 사건을 해결한다는 '버디무비'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비할 바는 안되지만 나름 코믹과 액션이 잘 버무려졌다는 호평이 상당수다.

    장르를 불문하고 '버디무비'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캐릭터들 간의 합이다. '청년경찰' 의 캐릭터는 단 두 사람, 기준(박서준 분)과 희열(강하늘 분)이다. 의욕만 충만한 행동파 기준과 과학고를 나온 두뇌파 희열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다. 경찰대학교에 온 목적도 생활 방식도 모두 다른 이들이지만 어떤 계기로 친구가 되고, 단짝처럼 붙어다니게 된다.

    '청년경찰'의 유쾌한 분위기는 이런 두 사람이 섞여가고 합을 맞춰가는 모든 순간에서
    생겨난다. 사고방식이 다른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사의 '말맛'이 어떤 심각한 상황에서라도 '코믹함'을 보장한다. 여기에는 20대 청년들이 습관적으로 쓸법한 장난스러운 욕설도 포함된다. 상대를 향한 악의가 없기에 불쾌감을 주지는 않는다.

    박서준과 강하늘이 연기하는 '20대 청년'은 늘상 패기 넘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들이 보여주는 '청년'의 모습은 실패와 후회를 반복한다. 경찰이 자신의 적성 같지도 않고, 세상을 향한 호기심은 넘쳐난다. 사건이 터지기 전 그들이 나누는 대화들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반짝 반짝 빛나는 청춘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냉정한 현실에 순응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 마주한 여학생 납치사건은 이들에게 '성장'의 계기로 작용한다. 대학교에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수사를 전개해 나가는 모습은 서툴기 그지 없지만 그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만으로 관객들은 충분히 영화에 몰입 가능하다. 아직 경찰대에 다니는 학생일 뿐인 그들이 진짜 범죄 조직과 맞서 싸우는 상황이 긴장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영화 '청년경찰'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장르가 뒤바뀌어 심각하고 비장한 액션만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청년경찰'은 코믹한 장르 속성을 후반부까지 그대로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전 경험을 쌓아 나가며 두 사람은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깨듯이 점점 늘어가는 액션 실력을 보여준다. 그 사이 엿보이는 박서준과 강하늘의 즐거운 소통과 호흡은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결국 범죄 조직 우두머리를 만났을 때도 힘을 합쳐 쓰러뜨리는 액션 합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사실 훈련받은 학생에 불과한 이들이 범죄 현장에 뛰어드는 것은 비현실적인 전개일 수 있다. 영화는 피해자를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가출 여자 청소년으로 설정하면서, 이들이 약자를 향한 정의감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든다. 범죄 현장을 목격한 충격 또한 충분히 무모한 작전을 벌이는 계기가 된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쾌감을 주는 지점은 결국 이들이 세계 평화를 꿈꾸는 거창한 '영웅'이 아닌데 있다. 이들은 누구보다 진심어린 접근법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고, 치밀하지 않은 그들의 작전에 관객들 또한 감정적으로 감응하게 된다. 이들이 사건을 해결한 순간은, 두 청년이 비로소 자신들의 가치를 자각하게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것은 '영웅'이 아닌 이상적 '경찰'의 모습에 더 가깝다.

    '청년경찰'은 현재 300만 관객을 넘어 순항 중이다. 과연 이 '버디무비'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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