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취임 후 처음으로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가 긴박해지고 새 정부가 분야별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업무보고인 만큼 이번에 새 정부의 구체적인 국정로드맵이 제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업무보고 방식이 부처별로 쟁점 및 업무계획을 '일방보고' 받았던 형식에서 문 대통령과 주요 공직자 간 '핵심정책토의'방식으로 바뀌면서 업무보고를 앞둔 부처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업무 연관성을 고려해 9개 그룹으로 묶인 22개 부처는 문 대통령에게 올해 하반기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 정책을 10분 내외로 보고하게 된다. 부처별로 40여분동안 핵심 정책에 대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한반도 안보위기에 증세, 살충제 계란 수습책 등 부처별 과제 첩첩부처별 보고 일정은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23일 외교부·통일부 ▲25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28일 국방부·보훈처, 행정안전부·법무부·국민권익위원회 ▲29일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30일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31일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순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청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돼 아직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업무보고는 부처 출범식을 겸해 다음 달에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다음달 15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 선택약정할인율 25% 상향조정안(현행 20%), 외교부와 통일부는 외교 및 대북 정책 방안을 보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와 금융위, 공정위는 초대기업·초고소득자 대상의 '핀셋 증세'와 소득주도성장 방안, 재벌개혁 방안을, 국방부와 보훈처는 자주국방 로드맵과 방산비리 근절 방안 등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헹안부와 법무부, 권익위는 갑질 실태 파악과 검찰 개혁과 국가청렴위원회 신설 등을, 산자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 등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문체부는 수능 개편안과 '블랙리스트' 후속 조치를, 농림부와 해수부는 '살충제 계란' 파동 수습을 위한 축산업 개선방안 등을 보고할 것으로 전망되고,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고용부는 일자리 창출방안 등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 靑 "대통령, 업무보고 앞두고 열공 중"
(사진=청와대 제공)
처음으로 시도되는 '토론 중심' 업무보고 형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는 부처별 업무보고 때 장관 등이 부처별 쟁점과 향후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보고하는데서 그쳤지만 이번에는 부처별 업무계획을 짧게 보고한 뒤 문 대통령과 실무자들의 토론이 예정돼 있다.
각 부처가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업무계획을 가져올 경우 생산성 있는 토론을 바탕으로 하반기 업무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처가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을 틀만 바꾸는 '정책 표지갈이'로 일관할 경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때처럼 '군기잡기 2탄'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며 "대체로 기존 정책에 '표지 갈이'가 눈에 많이 띈다. 과거에 잘못된 행정 관행에 대해 자기반성을 토대로 바꾸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잘 안 느껴졌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실효성 있는 업무보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시하고 본인도 관련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처가 국정철학에 기반은 업무계획을 마련해 보고하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과 정책토론과정에서 격론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면보고를 들어가 보면 대통령께서 자료를 굉장히 꼼꼼하게 검토하고 질문하신다는 것을 느낀다"며 "과거 정부 때처럼 업무보고를 준비하면 크게 당황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