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산란계 (사진=박종민 기자)
정부가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을 축소, 은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살충제 성분도 당초 5종류에서 8종류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플로페녹수론, 엑톡사졸, 피리다벤과 사용 승인된 비펜트린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49개 농장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친환경 인증을 받아 살충제를 사용할 수 없으나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돼 인증이 중지된 농장이 37개라고 발표했다.
결국, 이번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 드러난 살충제 성분은 모두 5종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경북지역 2개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DDT 성분이 검출됐지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 발표 내용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DDT가 검출된 농장은 37개 친환경 농장에 포함된 농장이라고 해명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또,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37개 친환경 농장에서 DDT외에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3종이 더 있다고 뒤늦게 발표했다.
이는 결국 농식품부가 맹독성 살충제로 38년 전에 사용이 금지돼 파급력이 큰 DDT 성분을 숨기기 위해 살충제 성분을 축소 발표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DDT는 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로 1939년 개발돼 1945년 이후에 농업에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내분비계 교란물로 밝혀지면서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미국은 1972년, 우리나라는 1973년에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특히, DDT는 빛이나 산화에 강해 땅이나 물, 공기 중에 오랜 기간 존재하는 등 자연계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반감기가 50년 이상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비공개로 진행된 간부회의에서 "먹거리로 장난하는 일은 끝장내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소극행정이나 유착 같은 농정의 적폐를 이번 기회에 꼭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64개 친환경인증 민간기관의 인증 심사직원 가운데 13%가 농식품부 퇴직공무원으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적폐청산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친환경 인증기관에 진출해 있는 공무원 출신에 대해 실태파악과 함께 업무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