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총재가 22일 발간되는 '이회창 회고록'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은 박 전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대한) 그 다음의 책임자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 놓고도 친박·비박으로 갈려 싸우면서 탄핵에 찬성한 비박들에게 탈당하라고 강박하다가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하여 신당 창당을 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창당했던 나로서는 이런 사태를 보면서 침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라면서 반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대한민국의 보수주의의 실패로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진 자와 재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보수당들의 노선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면서 "보수는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면서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자기개혁의 길을 가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모습" 이라고 밝혔다.
3800쪽에 달하는 회고록은 1, 2권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1권 '나의 삶 나의 신념'은 출생부터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무총리를 지내기까지 공직 인생을 정리했고, 2권‘정치인의 길'은 정치 입문 이후를 회고한 심경을 담았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 집필에 3년 여간 매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재는 22일 회고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