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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대응 군사 방면 제한했어야…양국 관계 낙관적"



아시아/호주

    "中 사드대응 군사 방면 제한했어야…양국 관계 낙관적"

    • 2017-08-22 05:00

    [한·중수교 25주년 특집 : 위기와 기회] 청샤오허 런민대 교수 "롯데 피해에 유감", 신봉길 교수 "북핵 해결 선행돼야"

    1992년 8월 24일 한국의 이상옥 외무장관과 중국의 첸치천(錢其琛)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시작된 한·중 동반자 관계는 올해로 25주년을 맞게 됐다. 그 동안 양국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성과를 창조해왔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는 이 같은 양국의 우호관계 기반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실정이다. CBS 노컷뉴스는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양국이 예전과 같은 발전적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문가들과 함께 진단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청샤오허 런민대 교수. 사진=CBS 김중호 베이징 특파원

     

    “중국은 결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비는 일단 넘겼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중 관계 미래는 낙관적이다”

    CBS노컷뉴스가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만나 본 양국 전문가들은 사드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한·중 관계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국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인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대(人民大) 교수는 일반적인 무기가 아닌 전략무기인 사드를 중국과의 논의 없이 한반도에 배치한 것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972년 소련과 미국이 탄도미사일방어(Anti-Ballistic Missile) 조약을 체결해 양국의 요격 미사일이 자국 영토 전체를 방어하지 못하게 만들어 균형을 맞췄듯이, 대국 주변의 다른 영토에 전략무기가 배치된다면 반드시 쌍방 사이에 합의와 소통이 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청 교수는 하지만 중국의 사드 대응이 한·중 관계 전반에 걸쳐 이뤄진 것은 잘못이었다고 지적했다.

    사드가 군사적 문제라면 군사적 방면에서만 대응했었어야 하는데 지금은 군사, 정치, 경제 모든 측면에서 대응하는 과잉반응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중국 롯데가 중국 시장에서 입고 있는 막대한 피해에 대해서는 “기업에게는 너무 큰 징벌이고 압박”이라며 개인적으로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청 교수는 하지만 “사드 문제로 인해 가장 곤란한 시기는 이미 자났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볼 때 북핵 문제도 1~2년 새에 해결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양국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해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갖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언론의 긍정적인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 브레인 중 한 명인 신봉길 연세대학교 교수 역시 “사드 문제는 강대국 사이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며 중국 군부 입장에서는 사드 도입으로 핵 균형이 무너지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드 배치 전에 한국과 중국이 충분히 협의하고 더 나아가 미국과 중국이 협의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다며 사드 배치가 이런 관련국 간의 소통 없이 한국 정부의 결단 차원에서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올 연말에 있을 중국의 제19차 당대회 등 중국 정치 상황 때문에 사드 문제가 올해 내로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봤지만, 내년이 되면 국민들 간의 고조된 감정이 가라앉으며 사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사진=연세대 제공

     

    신 교수는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중국과 미국 사이에 북핵 해결을 위한 빅딜이 오고 가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RELNEWS:right}

    ‘한반도 운전대론’은 우리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말이지 우리 혼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며 미·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양해를 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해 사드 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타협선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양국 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대(人民大) 교수
    △푸단(復旦)대 국제정치학과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 △미국 보스턴대 정치학 박사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인민대 산하 중국대외전략연구센터 부주임

    ☛신봉길 연세대 객원교수
    △ 서울대 외교학과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 박사 △외무고시 12회 △ 주중국대사관 참사관, 총영사, 공사 △ 주요르단 대사 △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소장 △ 문재인 대통령 중국 특사단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청샤오허 런민대 교수 인터뷰 전문
    ▶CBSS노컷뉴스(이하 노컷) :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양국 관계 간단하게 평가해 주신다면요.

    ▷청샤오허(이하 청) : 한중관계는 1992년에 수교한 해부터 2016년 6월까지 세 번의 도약을 거쳤습니다. 첫 번째는 92년~97년까지로 ‘동반자 관계’ 구축기입니다. 두 번째는 97년~2003년까지로 이 시기 양국은 ‘전면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일반적인 동반자가 아니라 정치, 경제, 안보 등 각 영역에서 한국과 중국이 전면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입니다. 세 번째로 2007년에 한국과 중국이 ‘전락적 동반자 관계’로 나갔습니다. 이렇게 세 번의 도약을 거치면서 민간 부문 교류 및 무역, 전략적 대화 등을 막론하고 한중관계가 전면적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초기 3년은 한국과 중국의 지도자 모두가 공통된 인식을 형성하고 한중관계는 역사상 가장 우호적인 시기를 맞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한중관계는 양국이 전혀 겪어보지 못한 중대한 좌절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실 한중 수교 25주년을 축하해야 하는 시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에 겪지 못했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노컷 : 사드 이야기를 안할 수 없습니다.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청 : 사드 배치는 한중관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1992년~ 2016년까지 빠른 속도로 발전한 관계가 아예 멈춰버렸을 뿐만 아니라 악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한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일본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에 중국인들은 정말 놀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충격은 양국 국민들 사이의 인식 악화 뿐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대화도 완전히 중단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외교적으로 정상적인 소통에서도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경제면에서 2015년 한중간 무역 규모는 원래 3000억 달러가 예상됐지만 2,700억 달러에 그쳤고 지난 해 무역 규모는 2,200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무역규모가 2~30%가 줄어들었는데 이것은 매우 큰 액수입니다. 문화 교류 측면에서 보면, 현재 중국에서는 한류를 보기가 힘들어지는 등 민간 부문의 문화 교류가 악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드는 한중 관계에 전면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컷 : 사드 문제는 북핵 문제가 자연히 따라나옵니다. 한국인들에게 북핵이 얼마나 심각한 위협인지 중국인들은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청 : 중국과 한국이 북핵 위협에 대해 느끼는 바는 확실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에는 세 가지 중요한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북한 지도자와 정권의 생존입니다. 두 번째는 경제를 발전시키고, 힘을 기르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입니다. 세 번째는 한국을 위협하고, 조건이 갖춰진다면 핵무기를 등에 업고 북한이 통일을 주도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핵무기는 한국에게 매우 중대한 위협이지만 중국에게는 다릅니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이해하는 것은 세 가지 정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사드는 명백하게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것입니다. 두 번째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어떤 무기를 배치하고 군사력을 어떻게 증강시킬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한국과 미국이 동맹관계이기 때문에 미국이 어떤 무기 시스템을 배치할지 결정하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동맹으로서의 주권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의 한국 배치가 중국에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은 바로 중국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어떠한 문제도 없을 것입니다. 한국이단거리 미사일 중량을 500kg에서 1톤으로 늘린다고 해도 중국은 어떤 반대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에게 사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이유는 일반적인 무기가 아니고 ‘전략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전략무기는 대국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배치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특히 대국 주변의 다른 영토에 전략무기가 배치된다면 반드시 쌍방 사이에 합의와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공통된 인식 하에서만 전략무기를 배치해야 합니다. 1972년 소련과 미국은 탄도미사일방어(Anti-Ballistic Missile)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그 때 양국은 탄도미사일 보유를 두 기로 제한하고 한 기는 수도에 배치하고 다른 한 기는 미사일 발사장에 배치키로 합의했습니다. 일부러 요격 미사일이 자국 영토 전체를 방어하지 못하게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사실상 전략무기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일방적이고 무모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노컷 : 그렇다면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것은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시는 것입니까?

    ▷청 : 소통이 없었다는 것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드 배치가 이웃 국가의 전략과 안보에 위협이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중국 입장은 한국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무기 시스템을 배치해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해결이 난항을 겪는 것입니다. 한미가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 무기가 아닌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반발이 기분 나쁘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중국의 안보 걱정을 해결할 것인가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지금까지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인데요, 좋은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노컷 : 한국 입장에서는 한국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서도 형평성 논란이 있습니다. 한국은 수교 때부터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대만과 단교해야 했지만 중국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유지해왔고 현재에도 한국보다 북한을 중시 여긴다는 불만이 일부 있습니다.

    ▷청 : 이런 비판은 어떤 면에서는 일리가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를 했지만, 중국은 북한과 단교를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한국과 중국은 아직 수교를 하지 못했었겠지요. 중요한 것은 중국이 북한 편에 치중돼 있느냐 하는 것인데 한국 국민들 일부는 중국이 북한 편을 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 그러느냐면, 1961년 중국과 북한은 동맹 조약을 체결합니다. 이론 상 중국과 북한은 동맹입니다. 그러나 1961년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중국은 북한 제재를 지지하는 UN 안보리 결의를 10개나 통과시켰습니다. 현재 중국과 북한의 무역규모는 52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22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어디가 중요할까요? 당연히 한국이 중요합니다. 매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다 합쳐야 10만이 안됩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는 양국 국민은 2015년에 이미 천만을 넘어섰습니다. 어느 나라가 더 밀접할까요. 당연히 한국과의 관계가 더 밀접합니다. 경제, 민간 교류, 정부 간의 소통 측면에서 중국은 한국과 더 밀접하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 양국이 사드 배치로 문제가 생기기는 했습니다만,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여전히 중국과 북한의 관계보다 더 좋습니다.

    ▶노컷 : 사드 배치 현재로서는 적절한 해결책이 없다고 보시는 것입니까?

    ▷청 : 사드를 배치하면 한국 정부는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 역시 보복조치를 하면 한중관계가 필연적으로 더 멀어질 것이란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정부도 한국정부도 충분히 현명하지 못했습니다. 사드 문제는 반드시 한국과 중국의 다른 분야와 분리시켜서 생각해야만 합니다. 사드 문제가 군사적 문제라면, 중국은 군사적 방면에서만 대응했어야 했고, 경제적 측면에서 대응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군사, 정치, 경제 모든 측면에서 한국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도 사드를 배치 할 때, 중국이 지속적으로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최소 2년 전부터 반대를 해왔습니다. 양국 정부가 현명하지 못해서 한중 관계의 모든 부분이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노컷 : 지금 한국의 정부는 사드를 배치한 정부와 다르고 사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중국의 강경조치에 여론이 나빠지면서 더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청 : 여론이라는 것이 쌍방이 한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이면, 한쪽이 다른 한쪽을 설복시키는 결과는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99%는 서로가 자신들의 관점을 유지합니다. 현재 한국과 중국이 사드 문제를 두고 벌이는 논쟁의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드문제에 대해 제가 건의하고 싶은 것은, 첫째, 한국과 중국 모두 여론의 어조를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한국도 중국의 적이 되고 싶어 하지 않고, 중국도 한국의 적이 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양국 모두가 어렵게 얻은 우호적인 관계를 지키고자 합니다. 제 건의는 그래서 사드 문제를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사드 문제는 양국 간의 군사적 문제로 한정해서 대화를 이어나가야지, 민간 교류나 경제 방면까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양국 간 관계의 큰 틀에서 손해를 입어서는 안 됩니다. 즉,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문제가 한국과 중국의 모든 측면의 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노컷 : 지금 말씀하신 취지에서 보자면 특히 사드와 연관되서 한국에서는 롯데 문제가 매우 민감합니다.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청 : 개인적으로 롯데 문제에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그들은 단지 기업입니다. 기업이 정부간의 충돌에 의해 피해를 본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기업에게는 너무 큰 징벌이고 압박입니다. 한 기업이 견뎌내기 힘든 것입니다. 운이 나빴다고 생각합니다. 롯데는 한국과 중국의 사드 문제에 연루되어 저항을 받은 것입니다. 중국에 “성문에 난 불을 끄려고 해자의 물을 다 퍼 써서 물고기가 말라 죽는다”(城門失火,殃及池魚. 까닭 없이 연루되어 화를 입거나 손해를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사드 문제로 불이 붙었는데 그 화는 롯데가 입었습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국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기업들도 곤란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만약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의 기업에 경제적 조치를 취한다면 이는 WTO협정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드 문제의 경우는 일부 중국 사람들이 한국과 한국 기업들을 적대시하여 일어난 일입니다. TV에서 보셨다시피 일부 중국 사람들이 롯데 매장에 가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중국 정부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스스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간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양국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에는 한국과 중국 정부 그리고 언론들도 책임이 있습니다.

    ▶노컷 : 현재 한중 관계는 무엇을 이야기해도 다시 사드 문제로 되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시기에 사드 문제, 언제쯤이면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청 : 제 생각에 한중이 사드 문제로 인해 가장 곤란한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봅니다. 한중관계가 지난해 8월, 9월과 같이 않좋은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컷 : 사드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한중 관계에는 북한과 미국이라는 요소가 존재하는 한 비슷한 갈등이 되풀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청 : 첫 번째로는 제가 이미 언급했다시피 한중관계가 사드 문제 하나로 묶여서는 안됩니다. 사드 문제를 한중관계에서 분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해관리와 위기관리를 해야 합니다. 최소한 피해관리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방금 언급하신대로 사드 배치가 북한 핵무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즉, 북핵은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북핵문제가 결정적인 지점에 와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와 타협을 하려 하지 않고 그렇다고 전쟁을 하지도 않는 이런 국면이 얼마나 더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는 1~2년 내에 북핵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컷 : 이 문제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해 중국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청 : 일부 중국 사람들은 한반도의 분열이 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한반도가 특히 한국 주도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한국과 미국은 동맹이기 때문에 이런 통일은 중국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도 역시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통일을 도모한다면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에 중국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한반도의 통일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고 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그런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찬성이나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사람 모두 소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의적으로 말하든 중국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말하든 간에 중국 사람들은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거나 저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 역시 명확합니다. 첫째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둘째로 자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화적이고 자주적이기만 하면, 이 두가지 조건 하에서는 중국 정부는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할 것입니다.

    ▶노컷 : 양국 국민감정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최근 양국 국민감정이 않좋은 것은 사드가 직접적인 영향이겠지만 다른 요소들은 없을까요?

    ▷청 : 현재는 사드 문제가 한중 양국 국민들 간 서로 감정이 악화된 주요 원인들 중 하나이지만 한중 양국 국민들 간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많습니다. 고구려 문제와 같은 역사 문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김치가 어느 나라 것이냐 하는 문제라든가 단오절이 중국에서 유래했는가 한국에서 유래했는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도(蘇岩島가.쑤옌다오) 문제가 있지만 영토 문제는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한국 해역에 가서 중국 선박들이 조업을 하고 잡혀가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등의 문제들 때문에 양국 국민들의 감정이 대립해 왔습니다. 특히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양국은 경제적으로 서로 보완 관계에 있어왔습니다만 미래를 예견한다면 한국과 중국 간의 상호 보완성은 희박해지고 경쟁성은 강해질 것입니다. 이런 한중관계의 모순 역시 양국 국민들 간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컷 : 한중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정도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청 : 한중 관계가 25주년이 되었다는 것은 이제 사람으로 치면 청년이 된 것입니다. 25세의 청년은 가장 활력이 넘치고, 가장 희망에 차 있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그러나 5년전, 10년전, 15년전과 비교하면 현재의 한중관계는 더욱 확대되었고 더욱 긴밀해지고 성숙해졌습니다. 10년전 혹은 15년 전에 우리는 서로가 싸울 것이라 예상 했었지만 지금은 다만 사드라는 전략적 무기 문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양국 정부과 국민들 모두 관계를 발전시켜 5년 후 한중 관계가 이립(30세)의 나이가 되었을 때 더욱 성숙하고 더욱 안정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노컷 : 미래의 건설적인 한중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청 : 첫 번째로는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양국 국민이 서로를 적대시해서는 안됩니다. 양국 관계가 사드문제 해결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은 너무 비관적입니다. 두 번째로는 양국 관계가 결국에는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문제는 있겠지만, 결말은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양국 정부와 민간 부분이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언론이 양국이 건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긍정의 에너지를 발휘해야 해야지 부정적 에너지를 발휘해서는 안됩니다.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한중관계에 대한 언론들의 부정적 에너지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론들이 건전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발휘해 줬으면 합니다. 세 번째는 비록 사드 문제가 한중관계를 곤란하게 하고 있지만 서로 노력하여 사드 문제를 다른 문제로부터 격리시키고 큰 틀에서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도록 해야 합니다.


    신봉길 연세대 객원교수 인터뷰 전문
    ▶CBS노컷뉴스(이하 노컷) : 한중 수교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한중 관계 간단하게 평가해주신다면요?

    ▷신봉길 교수(이하 신) : 글쎄요 1992년 수교 후 거의 순조롭게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차례 고비가 있었죠. 첫 번째 통상방면, 마늘파동이 있었고. 그것이 처음으로 경제 이슈였고 그다음 동북공정, 역사나 영토문제가 등장하고. 그 다음 안보 문제가 처음 등장한 것이 천안함 사건이었고 그 다음이 사드 문제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양국관계란 것이 아주 폭발적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죠. 역시 경제란 것은 양쪽 다 윈-윈(win-win)이었으니까, 그런데 역사 문제란 민감한 문제에 오면서 좀 주춤했고. 특히 안보문제는 경제와는 다르니까요. 북한과 미국 문제가 있으니 천안함 문제에 오면서 한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안보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사드 문제에 오면서 본격적으로 한중 관계가 갈등에 접어들었는데, 천안함 문제만 해도 남·북 혹은 북·중 문제였는데 사드는 미중 간 전체적 국면에서의 상호 갈등이나 대립 속에서 이 문제가 드러난 것이어서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중 수교 25년은 양국관계의 전체적으로 엄청난 윈-윈의 기회를 주었다고 봅니다.

    ▶노컷 : 추궈홍 중국대사가 오늘 제주에 가서 “사드는 수교 25년동안 우리가 맞닥뜨린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시나?

    ▷신 : 사드는 중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안보 이슈이기도 하고 두 번째는 중국 군부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군부 영향력이나 국방 강화 차원에서 국방비 증액하고 해왔는데 그런 면에서 군부의 이해관계가 걸린 한 가지가 사드문제다. 세 번쨰는 역시 애국주의, 중국내 국내 정치와 관련한 것인데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꿈을 이야기하며 19세기 하반기에서 20세기 초반에 당했던 ‘치욕의 한 세기’를 극복하며 중국이 과거의 영광을 찾는 시기가 왔다고 하는, 그게 (시진핑) 본인의 비전입니다. 말하자면 사드라는 것이 국민의 애국심 유발시키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은 이 문제는 북핵문제에서 시작이 됐지만 중국은 알다시피 사드를 단순히 북핵문제로 보지 않고 전체적인 미중 간, 중국의 부상 견제하는 미국의 큰 아태 전략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크게는 이게 미국의 MD의 하나로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고. 중국이 세계의 슈퍼파워로 등장하는 것을 미국이 견제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인도 타이완 일본 등을 합쳐서 중국을 둘러싸는 포위망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리고 미사일 방어는 굉장히 강대국 사이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젭니다.MD는 미국이 앞서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보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서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지 않게 억제하는 것인데, 이것을 지금 중간에 미사일을 맞춰서 떨어트릴 수 있게 되면 미사일 보복 능력이 무력화되는 것이지요. 중국 군부 입장에서 미중 간 핵균형은 결국 보복 능력을 갖춰서 유지가 됐는데 만일 보복 능력을 무력화한다고 하면 핵 균형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 보는 것입니다. 미중 간 갈등 속에서 (우리의)사드 문제가 있다고 봐야지. 우리는 북핵 등 굉장히 테크니컬한 이슈로 “중국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중국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이죠.

    ▶노컷 : 양국 정부나 학계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이렇게 사드 문제가 터졌을까요?

    ▷신 : 역시 북핵 문제가 있죠. 북한은 생존문제가 있으니 핵무기를 계속 발전시키니 이에 대해 우리 쪽에서도 방치할 수만은 없어 대응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런 미사일 방어망이 들어오게 된 것이죠. 단순한 미·중 간 문제도 아니고 북한 핵무기 문제가 핵심적으로 있는 것이죠.

    ▶노컷 : 외교적으로 원만하게 배치하는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요?

    ▷신 : 그러니까 중국 쪽에서는 한국이 사드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충분한 상호 협의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고, 우리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나 핵능력이 고도화되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중국 입장만 생각할 수는 없지 않느냐, 우리 나름의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입니다.

    다소간에 아쉽다면 사드 배치 전에 한국과 중국이 충분히 협의하고 한중이 이렇게 싸울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충분히 못하고 ‘통치권 차원의 결단식’으로 사드 배치가 이뤄졌고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만드는 과정이 많이 생략이 됐다. 중국이 상당히 경고했지만 우리는 이게 강대국간 엄청나게 핵심적인 전략적 문제란 것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엄청난 이슈란 걸 알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추궈홍 대사가 우리 정당들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가 사드 배치되면 정말 20년 넘게 쌓은 관계가 단숨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것을 국민적으로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였고 내정간섭 아니냐는 차원에서 받아들였었죠. 이건 사실 미사일 방어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강대국 사이의 문제였습니다. 핵전쟁과 관련된 문제니까요.

    ▶노컷 :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이 가장 체감하는 것이 사드 보복입니다. 기업들 피해는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은 공식적으로 지시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신 :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이게 보복이 아니라고 말을 하더라도 중국은 공산당이 통치하는 시스템이고 공산당에서 기본 방침만 만들면 이는 정부를 통해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중국 내 애국주의와도 관련이 크다고 봅니다. 정부 차원에서 미국이 중국 을 견제하는 미사일망을 만드는데 한국이 관여하게 된 것처럼 보이면서 중국 국민들이 애국주의 차원에서 대응하는 경우도 많다고 봅니다. 연말에 중국에 제19차 공산당대회도 있고 하니, 시 주석이 현재와 같은 긴장 국면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 이를 완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일단 당 대회 끝나고 내년으로 넘어가면, 금방 풀릴 이슈는 아니지만 최소한 국민들 사이의 악감정은 조금씩 완화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 우리가 사드를 이렇게 배치하고 이를 되돌린다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고 한미 동맹 문제도 얽혀 있으니 감내할 수밖에 없는 이슈고 그래서 외교 다변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죠.

    ▶노컷 : 사드 문제가 한중관계의 뿌리를 건드릴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보십니까?

    ▷신 : 저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이 문제를 제시할 때까지만 해도 ‘일시적으로 이렇게 한 다음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이 중국을 다루는 과정에서 파생된 세계적 전략 문제와 관련 있는 사안이거든요.

    중국이 G2정도로 급하게 성장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연구 많은데 세계적으로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느냐, 기존의 슈퍼 파워가 있는데 대항할만한 나라가 급부상해 슈퍼 파워의 힘에 근접할 때 보통 역사적으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미국 하버드 대에서는 과거 19~20세기 초 미국이 급부상 할 때 영국이 세계적인 강국이었음에도 미국의 부상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전쟁없이 지나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중화사상 등 자부심이 있었지만 이게 흔들리면서 굉장히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중국이 새 자존심 부상하며 회복하고 있는데, 이것을 미국이 막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조정할 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노컷 : 사드도 그런 문제 중 하나라는 말씀이신데, 그 속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신 : 우리가 어떤 형태로든지 중국을 견제, 포위하는 망에 가담하는 식의 인상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중화권의 나라였다. 중국과 몇 천 년 간 끊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왔는데 지금 와서 중국을 포위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라인에 선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한국의 시장이나 투자지로서는 과거와 같은 매력 잃어가고 있으니까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운 경제적 활로를 찾기 위해 인도와 아세안에 특사도 보내고 하는 것으로 봐야겠죠. 새로운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압도적으로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고, 새로운 경제 파트너를 찾지 않으면 우리가 정치적으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노컷 :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은 옳지 않다고 하셨는데 지금 중국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신 :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동북아에서 한중 갈등과 사드 갈등이 북핵 문제와 관련이 있으니까요. 그 동안 북방 외교를 잘 하면서도 북한 문제를 잘못 다뤘어요. 내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북한에게 생존공간을 줘야 합니다. 남북이 공존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북한은 한·미가 북한을 공존의 대상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요. 우리가 북방 외교를 하면서 소련, 중국과 수교하면서 북한을 철저히 고립 시키는 식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면 그때의 정책 판단에서는 북한이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고 독일식 통일을 기대했지만 정책적 판단에서 잘못 생각한 겁니다. 김대중 대통령 때 햇볕정책이 나왔지만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한창 하고 있을 때였으니, 우리 입장에서 완전한 햇볕정책을 할 수도 없었죠. 초기에 핵무기 개발로 몰아간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고 봅니다.

    ▶노컷 : 그런 면이 중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 건가요?

    ▷신 : 그렇죠 중국은 북한이 완충지대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 북한이 무너지는 것은 바라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중국도 핵무기 가진 북한을 원하지 않았지만 북한을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북한을 공존 상대로 인정하고 점진적으로 남북 관계를 가져갔어야 하는데 압박하면 북한이 붕괴될 것이란 어찌보면 보수주의자들의 생각이었죠. 북한을 조금만 더 압박하면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북한이 개혁·개방하면 도와주겠다’ 이랬지만 북한이 개혁·개방하면 당장 죽는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생존 인정 해주지 않고, 북한이 막다른 길로 가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정책 당국자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 대단히 정책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국도 북한을 이렇게 몰고 간 것이 한국과 미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북핵 문제에서 여러가지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노컷 : 문재인 정부의 중국 특사단의 일원이셨는데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신 : 특사단이 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었고 양측이 좀더 진지하게 의견 나누려고 방문한 것이었다. 한국 특사단이 가서 중국 측 입장 충분히 들었고 앞으로 이 문제를 서로 협의해서 이야기해보자는 진지한 태도 보인 것에 중국 측이 상당히 평가를 했다.

    중국이 느끼는 위기감이 심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 문제에 있어서 양측이 무언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돌아왔는데, 문제는 최근 북한이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다시 이 사드 문제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까지 와서 어떤 분명한 입장 취하지 않고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안했으면 뭔가 방법이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발하고 이에 대응하면서 한중 문제를 푸는데 더 어려운 상황이 왔다고 봐야겠죠.

    ▶노컷 :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중국 문제도 어렵다, 이 말씀을 들으니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는 ‘빅딜론’이 떠오릅니다.

    ▷신 : 저는 빅딜론에 아주 동의합니다. 요즘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강대국이 주도하는 국제정치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고 피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강대국끼리 충돌이 많은 그런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우리에게는 운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감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일 수 있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북한 문제는 남북만이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운전대론’은 우리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말이지 우리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미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양해를 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특히 ‘북한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존의 시간을 두고 대화할 것인가 고립시켜서 붕괴시킬 것인지를 미국 중국과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키신저 전 장관이 말한 것은 만일 북한이 붕괴하거나 한반도가 남한 주도로 통일되더라도 미국이 한반도를 중국을 공격하는 기지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한 서로간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한 미군 역시 필요하면 철수할 수 있으며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에 대한 공격기지로 쓰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양해하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노컷 : 사드 이후에 한중 관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신 : 앞으로는 사드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적국이 된다든지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양국이 연결돼 있고 어느 한쪽의 이익이 아니고 양쪽의 이익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정말 파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래의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저는 상당히 낙관적입니다. 앞으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삼아서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한중이 어느 선에서 타협하고 양해를 만들어 내야될 것 같습니다. 올해 안으로는 어려울 것이고 내년 상반기쯤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중국도 부담을 느낄 것입니다. 북핵 문제 관련해서 관련국들간 협상이 시작된다거나 6자회담이 시작된다거나 하는 것들이 하나의 모멘텀이 되겠죠.

    ▶노컷 : 한중 관계 복원은 한중간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시는지?

    ▷신 : 북한 문제가 있는 한은 끊임없이 문제로 남을 겁니다. 북한 문제는 중국한테도 위협이 됩니다. 중국도 언제까지 북한의 우방으로 있겠습니까? 이해관계도 엇갈리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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