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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살충제 달걀, 하루 126개도 안전? 만성독성 놓쳤다"

사회 일반

    학계 "살충제 달걀, 하루 126개도 안전? 만성독성 놓쳤다"

    - 하루 126개 괜찮다? '만성독성'이 문제
    - 한 달 후 배출, 그래도 안심 어렵다
    - 살충제 물질 기준, 더 명확해야
    - 농식품부·식약처 이원화, 사각지대 우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경호(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지금과 같은 수준의 살충제 수치라면 태어나서 이유식 할 때부터 세상을 뜰 때까지 살충제 계란 2개 반씩 매일매일 드셔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루로 치자면 성인이 126개까지 먹어도 됩니다.' 식약처가 어제 지금 나오는 살충제 수치 정도라면 건강에는 무해하다 공식발표를 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마는 환경보건학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와 함께 짚어보죠. 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경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부는 괜찮답니다. 하루 126개까지 괜찮답니다.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왜 보건학회에서는 매우 걱정스럽다, 이렇게 반박을 하셨어요?

    ◆ 최경호> 저희는 일단 정부의 발표의 근거가 주로 '급성독성'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계란 같은 경우는 하루에 하나씩 혹은 하루에 몇 개씩 만성적으로 먹는데, 오랫동안 먹는데 그걸 ‘급성적인 독성이 없다’라고만 이야기하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고.

    ◇ 김현정> 그러니까 독성에 '급성독성'도 있고 '만성독성'도 있어요?

    ◆ 최경호> 네, 급성독성이라는 것은 먹거나 접했을 때 바로 나타나는 독성을 급성독성이라고 하고. 만성독성은 그 영향이 서서히 오랫동안 노출되었을 때 서서히 나타나는 것을 만성독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유해성 평가를 할 때 급성독성이 나타나는 어떤 임계점 그리고 만성독성이 나타나는 임계점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게 되는데 현재 정부의 발표에 의한 안전성은 급성독성에 주로 집중이 되어 있고 실제 소통이 되는 정보들도 대개 급성독성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한 독성 성분을 놓고도 급성독성적인 면과 만성독성적인 면이 따로 있는 겁니까?

    ◆ 최경호>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뭐 지금 문제가 된 피프로닐 같은 경우에도 모든 살충제가 신경독성 물질입니다. 벌레를, 곤충을 못 움직이게 하고 그래서 죽게 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즉각적인 급성독성은 주로 신경독성의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만성적인 독성은 다른 형태의 독성도 나올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많은 농약들이 만성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환경호르몬처럼 작용을 할 수가 있고요.

    ◇ 김현정> 서서히?

    ◆ 최경호> 이물질도 만성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물론 래트(rat)라고 하는 쥐이지만 갑상선 호르몬의 수준을 낮추고 그래서 갑상선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 게 2년에 걸친 만성노출실험에서 보고가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어제 식약처의 설명을 들으면 하루로 치자면 126개까지 먹어도 된다. 이건 급성적인 면이 맞는 것 같은데 만성적인 면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거든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2.6개까지 먹어도 된다. 이건 만성적인 면으로도 괜찮다고 한 거 아닙니까?

    ◆ 최경호> 그런데 그 발표를 찬찬히 보면 급성독성 영향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는 이제 급성독성치, 급성독성 임계점으로 기준으로 해서 예를 들어서 10kg인 아이, 20㎏인 아이, 60㎏인 성인을 구분해서 설명을 하면서 계산이 잘 되었고 그 결과를 보면 급성독성에 대한 발표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만성독성적인 영향을 보았을 때는 사실 몸무게가 낮은 어린아이에 대한 고려는 거기에 빠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이가 어렸을 때는 4㎏부터 시작해서 10㎏도 되는데 이런 만성독성 임계치는 체중 1㎏당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총량을 설명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60㎏인 사람보다 6㎏인 아이는 10분의 1이 안전수준인 거죠.

    ◇ 김현정> 그럼 어제 발표와 상관없이 환경보건학회의 전문가들이 보시기에는 만성독성적인 면을 쳤을 때, 고려했을 때 지금 살충제 달걀에서 나온 그 정도 수치면 안전하지 않다 이 말씀이세요?

    ◆ 최경호> 고노출군, 그러니까 많이 먹는 사람들인 경우에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여기서 저희가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게 실제 측정한 피프로닐과 같은 살충제의 농도가 정말 대푯값이냐. 0.03ppm이 나왔고 0.05 그 정도가 나왔는데. 그런데 그 정도의 수준이 정말 우리나라에서 노출될 수 있는 수준의 대푯값이냐고 하는 것을 전제를 하고 계산을 해야 되는데요.

    ◇ 김현정> 그렇죠.

    (사진=자료사진)

     

    ◆ 최경호> 그걸 전제를 하고 계산했을 때 보면 식약처가 이야기한 2.6개보다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낮은 수준에서도 만성독성이 우려될 수 있는 그런 수준, WHO에서 이야기한 수준과 가깝다라고 저희가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만성독성에 있어서는 이렇게 함부로 안전하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결국 그 말씀이신 거예요.

    ◆ 최경호> 네, 그렇습니다. 실제 저희가 좀 우려를 하는 것은 지금 현재부터 앞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문제가 된 살충제에 대해서는요. 왜냐하면 이제 안 쓸 거니까요. 하지만 과거에는 그런 살충제들이 쓰여 왔고 우리가 사실 몰랐던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저희가 검출을 시작을 하면 새로운 물질이 검출이 되고 그런 것들을 보았을 때 과거에 우리가 얼마나 노출이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그런 것들을 모르기 때문에 노출량도 정확하게 모르고 그 노출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과거에 노출된 분들이 어땠는지. 마치 현재 소통되는 정보가 과거에 노출된 분들이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처럼 해석되는 것도 저희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많은 분들이 비슷한 얘기를 하세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여태까지 우리 다 먹어왔던 것 아닌가요, 모르고? 그런데 이제 와서 뭐 먹으니 마니라고 얘기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허탈하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교수님 말씀도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먹어왔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어떤 종류를 또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걸 단정 지어서 이거면 괜찮다고 할 수 없다는 말씀이십니다.

    ◆ 최경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제 발표 중에 또 하나 핵심 포인트는 한 달 정도 지나면 몸 밖으로 모두 배출된다. 그러니까 안심해도 된다. 이것도 있었거든요. 이거는 어떻습니까?

    ◆ 최경호> 그것도 현재부터 미래까지의 유해성 그리고 또 과거의 유해성으로 나눠서 봐야 되는데요. 사실 모든 물질이 몸에 들어가면 밖으로 빠져 나갑니다. 예를 들어서 뭐 DDT 같은 물질은 몸 안에 들어오면 오래, 몇 년씩 있다가 빠져나가지만 지금 현재 문제가 된 그런 피프로닐이나 비펜트린 같은 문제는 몸에서 절반으로 빠져나가는데. 그러니까 몸에 100이 들어왔다면 50이 되는 데 드는 시간이 대개 일주일 이내입니다. 그러면 한 달이면 일주일이 네 번이니까 반의 반의 반의 반으로 줄어드는 거죠.

    그러니까 현재부터 보면 이제 앞으로 이런 물질을 안 먹으면 이제 앞으로 일주일 후면 절반, 일주일 후면 25%, 12%, 육 점 몇 퍼센트로 확 떨어지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앞으로는 문제가 없겠죠. 하지만 우리가 계란을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과거에 먹는 사람. 그리고 또 현재 먹는 사람도 현재 우리 계란 안에 존재하고 있는 화학물질, 이런 살충제 성분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한 거죠. 매일 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살충제 성분을 다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된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이세요?

    ◆ 최경호> 예를 들어서 현장에서 어떤 제품을 썼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어떤 물질이 계란 안에 들어 있는지를 알 텐데.

    ◇ 김현정> 지금 뭐 피프로닐, 비펜트린 이런 거 썼다는 거 아닙니까?

    ◆ 최경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것도 작년에는 검출이 안 되었었는데 검출이 안 된 이유가 실제 그 물질이 계란에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분석 대상 항목에 안 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없던 걸로 아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저희가 이 시스템을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마는 피프로닐을 이번에 검사해야겠다 하면 피프로닐에 반응하는 시료를 가지고 검사한다든지 이런 식이 되는 거인 거죠?

    ◆ 최경호> 그 물질이 얼마나 있는지를 분석기기라고 하는 것으로 농도를 측정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현장에서 어떤 제품을 썼는지 우리 정부에서 이런 양계형 진드기살충제에 쓸 수 있는 제품을 14가지인가 지정을 해 놨는데 그 외에 다른 물질을 자가로 써도 그걸 확인하거나 관리하거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지 않았기 때문에 농민들 입장에서는 효과가 없으면 좋은 걸 갖다 쓰고 그럴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원예용 살충제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고, 그런 것 같거든요. 현장에서 어떤 제품을 썼는지 확실히 알아야 측정을 할 텐데 현재는 그걸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장기적으로 확대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는 거죠.

    ◇ 김현정> 농식품부와 식약처로 나누어져 있는 이 이원화된 체계도 문제다, 지적을 하셨던데 이건 어떤 얘기입니까?

    ◆ 최경호> 헌재 보면 우리가 매일 먹는 계란이나 이런 축산물도 생산단계에서는 농식품부 그리고 유통이나 소비 단계에서는 식약처에서 위생이나 안전관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물질에 대해서 똑같은 제품에 대해서 두 부처에서 나눠 관리를 하다 보면 관리의 중첩이나 뭐 비효율적인 그런 중첩도 생기겠지만 관리의 사각지대도 생길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겠네요.

    ◆ 최경호> 예를 들어서 이 부분은 내가 할 일인데 저 부분은 다른 사람이 할 부분이다라고 나누는 과정에서도 생길 수가 있고요. 그러니까 생산 단계에서 어떤 살충제를 혹은 어떤 위해요인을 조사해야 될지, 어떤 빈도로 정해야 될지. 이제 그런 정보들이 서로 소통이 조화롭게 되어야 되는데 나눠서 관리되다 보니까 문제가 되면 이건 내 게 아니다. 혹은 이건 내 거다 그런 것들이.

    ◇ 김현정> 그쪽 책임 아니냐 떠넘기기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최경호> 그리고 또 제대로 된 관리가 사실은 중요하죠. 떠넘기기보다는 관리의 사각지대가 없으려면 일원화된 관리가 어느 정도 필요한데 이게 이제 잘 안 되고 있었던 게 지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0068님. “아니, 우리들이 그 복잡한 학술 내용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루 120개 괜찮다 하면 그냥 괜찮은 줄 아는 건데.” 아주 정확한 부분을 지적해 주셨어요. 교수님, 그러니까요. 식약처에서 이런 말 할 때도 분명히 전문가들이 거기에 계실 테고 뭔가 근거해서 발표를 했을 텐데 거기는 괜찮다 하고 환경보건학회에서는 아니다 하고. 국민들은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런 문자가 많이 들어와요. 제 생각에는 전문가들이 다 모이셔서 조금 더 정확한 발표자료. 지금 문제점 지적하신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답변들을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도록 이렇게 좀 독촉을 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경호>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의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 최경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습기 살균제 때 그 위험성을 공론화한 대표적인 학자시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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