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경기도 양주 한 산란계 농장에 산란계들이 사육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장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어차피 당분간은 계란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추석 장사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농장은 사료와 빛 공급을 중단하고 물만 먹이는 환우(換羽, 털갈이) 조치에 들어갔다. 재검사 기간에 계란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산란율을 높이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살충제 계란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52개 농장에 대해 계란 출하를 금지하고 모두 폐기처분하도록 했다.
이들 농장에 대해선 앞으로 6개월 이내에 불시에 재검사를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실시하게 되며, 모두 합격해야만 계란 출하를 다시 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규정은 이렇게 돼 있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불시 재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벌써부터 재검 신청을 하는 농가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살충제가 검출된 이후 생산된 계란에 대해선 아직까지 폐기처분할 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렇기 때문에 농가들 입장에서는 매일 쏟아져 나오는 계란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당수 농장들은 아예 계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닭에게 사료를 공급하지 않고 물만 주면서 빛을 완전 차단하는 강제 털갈이(환우)에 나선 것이다.
보통 환우는 15일 정도 진행된다. 사료공급을 중단하면 산란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일주일 정도 지나면 산란율이 20% 이하로 사실상 계란을 낳지 않게 된다.
그러면 농장주가 산란 닭의 털을 강제로 뽑기 시작한다. 이때 산란 닭이 많이 죽는다.
경기도 양주 한 산란계 농장에서 직원들이 계란 출하 전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는 박주환(59) 대표는 "허약한 닭들은 털갈이 과정에서 많이 죽게 되고 건강한 놈들만 살아남게 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15일 정도 털갈이 과정을 거쳐 다시 사료와 빛을 공급하게 되면 새로운 털이 돋아나면서 알을 낳게 되는데, 산란율이 환우 이전보다 크게 높아지게 된다.
박 대표는 "평소에는 환우를 70주령 이상 된 노계를 대상으로 해서 6개월 정도 더 알을 낳게 하는데, 이번에는 살충제 계란 농장들이 40~50주 된 닭들도 환우에 들어 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차피 생산한 계란을 팔 수가 없는데 이참에 환우를 하면, 추석 전에 많은 계란을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들을 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재검사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