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논평] 김정은, 미군 핵심수뇌부의 한 목소리 대북경고 귀담아들어야



칼럼

    [논평] 김정은, 미군 핵심수뇌부의 한 목소리 대북경고 귀담아들어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캡처)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북핵위기가 다시 격화될 조짐이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22일 한미연합군사훈련인 UFG(을지프리덤가디언)을 미국의 군사도발로 규정하고 "무자비한 보복과 가차없는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UFG 시작 이틀 만에 나온 북한당국의 첫 공식반응이다.

    그러면서도 UFG 참관차 방한한 미군 핵심 수뇌부에 대해서는 "우리에 대한 선제 타격과 침략전쟁을 직접 담당 집행할 미제 침략군 우두머리"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임의의 시각에 징벌의 불소나기를 퍼부을 수 있게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발사 대기 상태에서 놈들의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협박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담화 형식이나 문구, 표현 등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예년 수준의 반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길 수도 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예년과는 달라진 만큼 우려의 시각도 있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북핵위기는 북미간에 일촉즉발로 고조됐다가 현재는 지난 14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발언 이후 잠시 숨고르기 상태를 보이고 있다.

    소강국면에서 '미국의 행태'와 관련해 북한이 특히 주시하고 있는 것은 전날부터 시작된 UFG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북침 핵전쟁 도발 망동'이라고 규정하는 등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해마다 반발해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괌 포위사격방안을 보고받으면서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UFG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첫 공식반응이 '무자비한 보복과 가차없는 징벌'로 나온 것은 북미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이 UFG를 문제 삼으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억지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UFG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방어 성격의 훈련인데도 먼저 도발을 저지르고 있는 북한이 우리측을 향해 '군사도발'이라고 공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을지국무회의에서 "UFG는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북한은 북의 계속되는 도발 때문에 한미연합방어훈련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아무리 병력과 무기를 동원하지 않는 방어 성격의 훈련이라지만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총괄하는 미군 핵심수뇌부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자신들의 턱밑에서 한미 연합군이 '워 게임'을 벌이는 것은 북한군으로서는 크게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핵전쟁, 화학무기전, 사이버전 등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지난해보다 증가한데다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하는 작전이 포함돼 있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온 만큼 북한이 초긴장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잇따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급 미사일 도발에 이어 구체적으로 괌 포위사격위협까지 가한 마당에 한미 연합군이 강도 높은 방어훈련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북한이 이를 문제삼으면서 공격하고 나서는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약 북한군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자신들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본다면 무모한 도발을 멈추면 된다.

    북한군이 도발을 멈춘다면 한미 연합군이 방어군사훈련을 할 이유나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말한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북한 도발 중단이 먼저다.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ICBM 등 핵무장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상대방의 더 큰 맞대응을 각오해야 한다.

    실제로 UFG 참관차 방한한 미군 핵심수뇌부는 이날 오산 공군기지 패트리엇 발사대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핵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군이 갖고 있는 모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전략사령관, 미사일 방어청장 등으로 이른바 한반도 유사시 작전과 증원, 전략자산전개, 미사일 방어라는 3대 축을 책임진 지휘관들이다.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하게 되면 미군이 보유한 세계최강의 전략자산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경고이다.

    미군 핵심수뇌부가 대거 방한해 UFG를 참관하면서 북한 도발에 대해 한 목소리로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온갖 위험과 제재를 무릅쓰고 핵무장에 정진해왔지만 핵은 상대방의 핵이나 그 이상의 맞대응을 부를 뿐 체제 유지를 담보해주지 못한다.

    북한은 핵무장과 도발이 북한 체제를 지켜주는 안전판이 되리라는 기대를 버리고 이제라도 대화의 문을 열고 나와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급선무가 전 세계가 북한에 대해 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는 도발 중단에 응하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촉구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