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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열풍'에 놀란 은행들…'슈퍼부자 마케팅'에 승부수

금융/증시

    '카뱅 열풍'에 놀란 은행들…'슈퍼부자 마케팅'에 승부수

    전문가 "금융당국, 금융접근성 저하 문제 심각하게 생각해야"

     

    카카오뱅크 열풍이 시중은행들의 '생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대면 채널을 선점하지 못한 은행들은 고액자산가와 기업고객들로 주 타깃을 옮겨 대면 채널에서 승산을 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강남 수십억대 고액자산가를 상대하는 프라이빗뱅킹(PB)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한달만에 200만명 넘는 고객을 유치하는 등 비대면 거래를 선도하는 데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서비스에 여러가지 장점을 부여해 인터넷은행들과의 차별성을 없애는데 힘을 쓰는 한편으로 대면거래 '특화'에도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고액자산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PB센터를 통해 미래성장동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PB센터는 일반적으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며, 10억원 이상 자산가들도 PB센터의 고객층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서울 13곳 등 전국에 21개 PB센터를 운영 중이며, 중간 PB급의 '골드앤와이즈(GOLD&WISD)'도 서울 21곳을 포함해 40곳을 갖추고 있다. 은행, 증권, 금융지주가 결합돼 '시너지'를 목표로 하는 복합점포 37곳도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도 강남에 PB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일반 점포에도 PB들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업계에서 'PB 선두주자'로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은행 직원들의 PB 업무 선호 분위기도 강하다.

    직원들은 점포수 축소, 비대면 채널 확대 등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 속에 자신들을 특화할 수 있는 업무 영역으로 PB를 꼽고 있다. 입출금 거래 등 단순 업무는 비대면 업무가 가능하지만, 자산관리는 비대면보다 대면 방식이 고객들로 하여금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단 점도 고려 요인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고객 재산 증대를 통해 고객의 이익을 실현하는 게 책무인데, 비대면 채널이 많아진 상황에서 영업점에서 고객이 기대하는 건 자산관리와 대출일 것이다. 앞으로 PB가 외국 사례처럼 고객을 전담마크해주고 자산관리 해주는 형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은행들은 PB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사내 인력도 적극 활용 중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PB업무에 능통한 인력을 강남이나 목동 등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는 지역에 재배치하려는 경향이 최근 들어 생겼다"며 "대면 채널을 특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강남권에 유독 은행 점포들과 PB센터가 밀집돼 있단 점이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4월 기준 서울지역 주요 시중은행(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점포수는 평균 1.55개(인구 1만명당 개수)였다.

    특히 지역별로는 기업고객과 고액자산가가 많은 중구와 강남 지역이 점포 밀집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복합점포와 PB센터 등을 잇달아 개설하는 모습이다.

    KEB하나은행은 강남에 PB센터를 두고 있고 PB가 근무하는 지점을 유치하고 있으며, 국민은행도 PB센터 4개 신한은행 6개(PWM센터) 등을 갖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수익성을 쫓을 수밖에 없다"며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는 지역에 은행이 찾아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노인이나 시각장애인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다수의 점포를 유지하는 것보다 수익성 차원에서는 PB센터를 키우는 것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면 채널에서 은행권의 PB센터 확충 경향과 관련해 금융접근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은행권이 점포를) 특정지역에 집중시키거나 특정 연령에 집중함으로써 전국 규모의 은행들이 차별을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미국에서 대출 과정에서 차별을 받은 흑인들의 사례 때 대출기회균등법 위반을 적용해 승소한 사례가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이 제대로 역할을 해서 특정지역이나 특정 연령이 차별을 받지 못하도록 제약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의 대출기회균등법과 같은 차별 방지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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