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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현장서 '미군 저수시설' 추정 반구형 구조물 발견



부산

    공사 현장서 '미군 저수시설' 추정 반구형 구조물 발견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만들었을 가능성 높아…"보존가치 따져야" 지적도

    부산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만든 저수시설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발견됐다. (사진=송호재 기자)

     

    부산의 한 상가 건축물 개발 현장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큰 반구형의 구조물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구조물을 만든 시기와 용도 등 보존 가치를 보다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남구 대연혁신지구 인근의 한 공사현장.

    땅 고르기 작업이 한창인 언덕 위로 나무 넝쿨에 둘러싸인 집채만 한 구조물 여러 개가 눈에 띄었다.

    높이만 3~4m, 지름도 5~7m에 달하는 시멘트로 된 반구형의 구조물 3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구조물 가운데 한 개는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었고 나머지 2개도 일부 파손이 있긴 했지만, 반구 형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구조물을 처음 발견한 시공사 측은 넝쿨에 쌓여있는 반구형 모습에 오래된 무덤 등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관할 구청에 신고했다.

    남구 등은 해당지역이 10년 전까지 군부대였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 구조물이 군에서 쓰던 포진지나 창고 등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만든 저수시설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발견됐다. (사진=송호재 기자)

     

    전문가는 지역 주민에 대한 탐문과 역사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구조물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을 전후해 미군이 세운 것으로 추정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인근에 깨끗한 저수지가 있었는데, 미군이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와 보관했던 저수시설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면서 후방이긴 하지만 전란에 사용된 군사시설인 만큼 보존가치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토사학자 공기화 교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후방에 주둔하며 만든 저수 시설로 추정된다"며 "구조물 자체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지만,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군사 시설이라면 보존가치를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남구청은 관련 부서 직원이 현장을 다시 찾아 구조물의 정확한 사용시기와 용도를 확인할 예정이다.

    공사 업체 역시 구조물의 정확한 용도와 가치가 확인될 때까지 해체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청 관계자는 "해당 구조물이 오래된 능묘 등 문화재는 아니지만 한국전쟁 당시 세워졌다면 철거에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담당 직원과 관계자 등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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