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400조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포함한 '가계신용'은 지난 2분기 중 29조 2천억원 늘어나 1388조 3천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가계부채 잠정치 9조 5천억원을 감안하면 8월말 현재 가계부채는 14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가계부채 중 가계대출잔액은 1313조원 4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7조 3천억원 늘어났고 판매신용 잔액은 74조 9천억원으로 1조 9천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는 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이끌었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14조 5천억원 늘어나 전분기 증가액 9조 9천억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예금은행 6조 3천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 3조 2천억원, 주택금융공사 등 5조원을 합한 규모지만 보험사나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편제되지 않아 제외된 수치다.
특히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거래 증가와 집단대출의 꾸준한 취급 등으로 전분기 증가액 6천억원에서 2분기 6조 3천억원 증가로 크게 확대됐다.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앞서 대출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효과가 작용하지 않았다고 보려면 작년 동기와도 비교해 봐야 한다"며 "전년도에 비해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지난 해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기타금융기관을 제외하고 18조 1천억원이었다.
신용대출도 크게 늘어났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 증가액은 5조7천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5월초 연휴 등 계절적 요인과 민간소비 개선 등으로 기타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