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비축기지(상), 문화비축기지(하)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북쪽에 자리잡은 매봉산 자락에는 축구장 22개 크기의 초대형 부지가 있다.
이 곳은 76년 건설돼 2000년 폐쇄된 마포 석유비축기지이자, 1급 보안시설로 지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된 금단의 땅이었다.
바로 이 곳이 오는 1일 복합 문화 센터로 탈바꿈하고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석유 저장에 사용됐던 6개의 초대형 탱크다.
서울시는 이들 6개의 탱크의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시켰다.
'도시재생'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도시 개발정책의 한 유형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국가정책으로 채택된 바 있다.
재생 과정을 통해 재 탄생한 6개의 탱크들 가운데는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 등이 우선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시는 2년여에 걸친 공사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문화비축기지' 내부를 24일 사전 공개하고, 각 시설별 문화‧축제 프로그램과 관리방안 등 향후 운영계획을 소개했다.
일반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식개원은 9월 1일이며, 개원기념 시민축제는 오는 10월 14일 개최 예정이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재생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리게 됐다”며 “부근의 평화의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상암DMC와 함께 이 곳이 서북권역 녹색도시 서울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