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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운 삼성 신제품 보도들…뉴스인가, 광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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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 뜨거운 삼성 신제품 보도들…뉴스인가, 광고인가?"

    "삼성에서 만든 영상을 그대로 틀어주나 싶을 정도"

    - 보도자료나 홍보물로 봐도 될 정도
    - 기능 설명도 꼼꼼하게…사실상 '광고'
    - '노트 7은 잊어라, 베일 벗은 노트8'…종편 보도제목
    - 언론사 성향과 관계 없어…진보 언론도 다르지 않아
    - 삼성의 호재는 비중있게, 악재는 소극적으로 보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8월 25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언경 사무처장(민주언론시민연합)

    ◇ 정관용> 한 주간 언론의 보도 동향을 평가해 보는 미디어포커스 시간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마침 오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졌지 않습니까? 오늘 보도 평가는 삼성에 대한 언론의 보도내용, 그걸 한번 분석해 보신다고요.

    ◆ 김언경> 이게 23일에 삼성전자가 핸드폰을 출시한다고 하나를 공개했어요, 미국에서. 그런데 이 핸드폰 출시에 대한 방송사들이 보인 호응이 저는 놀라울 정도라고 이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 정관용> 놀라울 정도다?

    ◆ 김언경> 그런데 사실 놀라울 정도이기는 한데 또 이게 늘 있었던 일이긴 합니다. 그러니까 삼성전자가 뭔가 새로운 신제품을 내놓을 때, 특히 핸드폰을 내놓으면 항상 방송사나 신문사들이 아주 집중적으로 관련 보도를 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한번 볼게요.

    지상파 3사를 포함한 총 6개 방송사가 24일 저녁 종합뉴스에서 일제히 별도의 꼭지를 할애해서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전했습니다. 보도를 전하지 않은, 저녁 종합뉴스에 전하지 않은 방송사는 JTBC뿐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표현도 낯 뜨거운 수준의 홍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삼성에서 만든 영상을 방송사가 틀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될 정도였어요.

    ◇ 정관용> 그래요.

    ◆ 김언경> 먼저 공영방송인 KBS는 무려 2건의 보도를 내놨습니다. 타사는 다 1건이었는데 KBS만 2건이었거든요.

    ◇ 정관용> KBS가 혼자 2건.

    ◆ 김언경> 네, 그런데 삼성전자가 뉴욕에서 갤럭시 노트8을 공개했습니다. '눈길을 확 끄는 신기술보다는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기능을 첨단화 했는데 외신들은 노트7 발화 파문의 악몽을 벗어났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라고 앵커 멘트를 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도 테두리를 거의 없앤 디자인으로 화면을 최대한 키웠고 광각과 망원카메라 2대를 장착해 먼 배경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 장착된 프로그램은 이처럼 펜으로 쓰고 작성한 동영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전송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기능 설명을 아주 꼼꼼하게 하는군요.

    ◆ 김언경> 네. 제가 KBS만 우선 자세히 읽어드리는 거고 타사는 거의 똑같아요. 아날로그 감성을 보다 강화하거나 웹페이지나 문서에 펜을 대면 번역해 주는 기능도 첨가했습니다 등 상품의 기능을 아주 상세하게 나열하고 있습니다. 보도는 핸드폰에 대한 외신의 호평을 전한 다음에 미국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 애플도 신제품을 곧 선보일 예정이라 소비자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게 객관적으로 말하는 것의 전부예요, 이 멘트가.

    나머지는 사실상 광고죠.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KBS는 다음 보도에서 최신 스마트폰들은 인공지능을 앞세워 미디어와 금융 분야로 그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다음 보도는 '지난 2015년 나온 갤럭시S7의 보시는 것처럼 디스플레이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습니다. 올 상반기 출시한 S8에서 기기의 테두리를 없앴습니다'라는 기자 멘트로 시작하고요. 또 이어지는 내용에서 KBS는 스마트폰이 캠코더를 대체할 것이다라는 수잔 다실바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제품전략감독의 인터뷰를 실어줍니다. '듀얼소프트웨어로 사진 뿐만 아니라 비디오까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는 발언을 보여줍니다.

    ◇ 정관용> 두 꼭지 보도 모두 다 홍보네요.

    ◆ 김언경> 네, 네. MBC는 표면적으로 프리미엄 휴대폰 전쟁이라는 이슈에 집중하는 척하는데요. 실제 내용은 KBS 내용과 거의 같고요.

    ◇ 정관용> 제목은 그런데 내용은 KBS와 거의 비슷하다.

    ◆ 김언경> 다만 MBC는 삼성 이야기만 하지는 않고 뒤에 LG와 애플의 신제품 소식을 간단하게 덧붙이고 있는 정도예요. 하지만 2분 24초짜리 보도에서 1분이 넘는 내용은 삼성 갤럭시 관련된 내용이에요.

    그래서 사실은 KBS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이고요. SBS도 한 꼭지에서 삼성과 애플의 신제품 출시를 함께 묶어서 말했지만 보도의 절반가량이 삼성의 신제품 행사장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MBC, SBS는 약간 구색을 맞춰서 타사 이야기를 조금 더 넣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나마 나머지 제품까지를 비슷하게 비교해 준다면, 장단점을. 비슷한 분량으로 그럼 그나마 하나의 보도물이라고 볼 텐데. 그런데 어쨌든 KBS는 정말 심했군요, 그런 면에서는. 지상파는 이랬고 종편은요?

    ◆ 김언경> 종편은 좀 더 노골적이었는데요.

    ◇ 정관용> 더 노골적이에요?

    ◆ 김언경> 이를테면 TV조선의 관련 보도 제목을 읽어볼게요. '노트7은 잊어라. 베일 벗은 노트8'. 이게 제목입니다.

    ◇ 정관용> 광고문구네요.

    ◆ 김언경> 그렇죠. 그냥 보도자료 또는 광고라도 해도 납득이 되는 수준이죠. 그리고 내용은 지상파와 거의 똑같습니다. 채널A 역시 '2개의 눈 달고 노트가 왔다', 이런 제목입니다.

    ◇ 정관용> 이것도 홍보문구인데요.

    ◆ 김언경> 기자가 뭐라고 하냐 하면 '저장된 사진에 펜으로 글씨를 쓰자. 글자가 예쁘게 변하며 움직입니다. 움직이는 손글씨를 메신저로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은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로 진화하였습니다. 카메라는 광각과 망원렌즈 2개가 장착돼 풍경과 인물을 모두 선명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손떨림 보정 기능까지 적용돼 밤에도 흔들림 없는 사진이 가능합니다', 거의 광고를 다 해 주는 거예요, 지금. MBN도 마찬가지입니다. '듀얼카메라 첫 탑재'라는 보도에서 '새롭게 선보인 갤러시노트8의 화면을 켜고 노트 시리즈의 핵심인 펜으로 직접 글씨를 써봤습니다. 문자를 누르니 대신 잘 지내니라고 쓰고 전송을 누르니 아날로그 감정이 묻어나는 나만의 메시지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아주 감성적인 그런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감성적이면서 상세한 광고네요.

    ◆ 김언경> (웃음) 모든 기능을 다 알려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현대차가 예를 들어 신차를 출시한다든지 LG에서 무슨 세탁기를 출시해도 이렇게 보도해 줍니까?

    ◆ 김언경> 사실은 저희가 모든 회사 제품을 어떻게 보도하는지 카운팅을 하지는 않아서 정확하게 타사가 얼마나 보도했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사실은 삼성전자 이외의 다른 제품은 이렇게 유난스럽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 정관용> 제 기억에도 그래요.

    ◆ 김언경> 그래서 저희가 지적한 적이 거의 없고요. 대신에 삼성전자의 신제품, 특히 핸드폰 신제품의 경우에는 늘상 저희가 지적을 했어요. 예를 들면 저희가 나쁜 보도로 지적한 게 있는데요. 작년 7월 7일에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지금과 거의 똑같이 삼성전자 관련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 광고나 마찬가지 보도들이 쏟아졌는데 MBC의 '갤러시S7 호조 8조 벌며 깜짝 실적'이라는 제목이었어요. 7월 7일 보도였는데요. 당시 KBS는 22번째 단신, SBS에는 22번째 보도, TV조선은 30번째, 채널A는 22번째, MBN은 23~24번째 이렇게 두 꼭지를 보도했는데 MBC 같은 경우에는 이 보도가 6번째 보도였습니다.

    ◇ 정관용> 뉴스 시작하고 6번째 보도?

    ◆ 김언경> 비교적 앞부분에 배치가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네요. 그만큼 중요도를 뒀다는 얘기죠.

    ◆ 김언경> MBC 보도 내용은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호조를 보였다고 말을 한 다음에 2600만 대 넘게 팔리면서 모바일 부분에서만 4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발생시킨 갤럭시S7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또 여기에 마지막으로 초고화질 TV와 에어컨 등의 선전도 있었다라고 덧붙입니다. 이때 화면에서는 당연히 제품들을 보여주죠.

    그래서 사실상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선전물이라고 이렇게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또 더 황당했던 것은 당시 TV조선 보도인데요. 스마트폰 대박 8조 깜짝이익이라는 보도여서 이 보도에서는 갤럭시S7의 광고 영상을 보여주면서 펄펄 끓는 물에 빠뜨려도, 16시간 동안 물에 담가도 멀쩡하게 작동한다라고 노골적인 상품홍보를 한 적이 있습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이거 방송 심의규정에 걸리지 않나요?

    ◆ 김언경> 그렇죠. 그런데 저는 이런 것들이 너무 심의에서 대충 지나갔다고, 여태까지. 제대로 걸린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번 들어보세요. 현행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46조에는 광고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내용에는 방송이 협찬 중인 그의 상품, 서비스, 영업장소 등의 광고효과 등을 주어서는 안 된다.

    특히 상품 등 또는 이와 관련되는 명칭, 상표, 로고, 슬로건, 디자인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내용이나 상품 등의 기능을 시연하는 장면 또는 이를 이용하는 장면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내용, 상품명 등을 일부 변경하여 부각하거나 광고효과를 목적으로 상품을 새롭게 제작하여 노출하는 내용을 하지 말라고,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딱 하지 말라고 하는 걸 전부 다 하고 있군요.

    ◆ 김언경> 그렇죠. 그런데 이제 이것이 예외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예외는 상품 등을 의도성 없이 배경 소품으로 드라마 같은 데서 노출하는 경우 있잖아요, 어쩔 수 없이. 그런 경우 또는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수준에서 내용전개 또는 구성상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제목, 보도 영상 그리고 앵커와 리포트의 설명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상품의 장점을 늘여놓는 이런 보도를 한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번에만이라도 제발 제대로 된 심의를 내놨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 정관용> 분명하게 디자인과 상품의 기능을 시연하는 그런 내용을, 그것도 뉴스 시간에 보도물로. 문제 있군요.

    ◆ 김언경> 상품명도 계속 말해 주잖아요, 여러 번.

    ◇ 정관용> 방송은 그렇고 신문은 어때요?

    ◆ 김언경> 그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일보 6개 신문을 봤더니 모두가 관련 내용을 보도를 했습니다. 다만 한겨례가 두 건을 보도했고요. 타사는 모두 1건을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한겨례가 오히려 많네요?

    ◆ 김언경> 한겨례는 1건은 출시 관련 기사고 1건은 신제품을 체험한 기사인데요. 보도 크기도 제법 큽니다. 그리고 보도내용은 사실 아까 제가 MBC 말씀드린 그 KBS, MBC, TV조선 이런 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텍스트로 되어 있다 뿐이고요. 제가 오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민언련이 작년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사고가 있었잖아요. 이때 조중동 한겨례, 경향 5개 신문의 모니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이게 악재잖아요, 삼성의. 삼성의 악재를 과연 어떻게 보도하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8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두 달간 종이신문 지면에 보도된 내용만을 모니터를 해 봤는데요. 이 결과 언론이 삼성이 호재는 매우 비중 있게 다루어주었지만 악재는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노트7 폭발 건은 몇 건씩 안 쓰는군요, 기사를?

    ◆ 김언경> 네.

    ◇ 정관용> 어떻게 보도했어요, 구체적으로?

    ◆ 김언경> 작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 당시에 월스트리트저널 그리고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미국과 영국의 주요 외신들은 삼성의 문제의식과 상황대처 그리고 소통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보도를 굉장히 많이 내놨습니다. 단적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사례만 말씀드리면 9월 16일에 이런 보도를 했어요. '삼성의 소통 부족, 부족한 정보 공유 및 관련 정부기관과의 불충분한 공조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라고 보도를 했고요.

    특히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의 공식 리콜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리콜을 발표해 버린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잘못된 방식이다라고 관계자 발언을 직접 인용해서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또 9월 20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서는 중국 내의 배터리 폭발사고를 악성 소비자탓으로 몰아가는 삼성의 태도가 많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를 했습니다. 삼성이 신뢰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배터리가 아니라 삼성이 보인 태도다라는 소비자의 발언도 인용을 했습니다.

    ◇ 정관용> 배터리도 문제이지만 거기에 대처하는 삼성의 능력도 부족하다, 이런 어떤 아주 구체적인 분석기사들인데. 그런데 우리는요?

    ◆ 김언경> 우리 일간지는 세계 각지의 소비자 비난 여론을 거의 보도를 하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거의 전하지 않았고요. 그냥 리콜 및 단종 조치가 시기적절했다면서 삼성의 용단을 칭찬하고요. 기업의 빠른 안정화와 신뢰 회복을 염원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수십 건에 달하는 피해사례가 접수된 이후에 내려진 갤럭시노트7의 리콜과 단종은 사실 소비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신속한 행위가 아닌 뒤늦은 아주 사후시정조치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기, 방식, 규모의 시의성과 효과를 따지기에 앞서서 그 자체로 지적받아 마땅한 일이었는데 이런 지적을 하지 않고 빨리 뭔가 대처를 했으니까 잘했다라고 칭찬하는 보도들이 대부분이었고요. 국내 언론보도 중에서 개별 피해사례를 다룬 기사는 5개 일간지를 통틀어서 제가 아까 두 달간이라고 그랬잖아요. 전체 보도량이 455건이었는데 거기에 단 2%에 불과한 9건만 개별 피해사례를 다룬 보도였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전체 보도량은 455건이라는 건 노트7 폭발과 관련된 모든 보도?

    ◆ 김언경>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폭발 때문에 누가 다쳤다든지 하는 건 딱 9건?

    ◆ 김언경> 네. 그마저도 구체적 취재가 아닌 기사 본문 중에서 짧게 한마디 언급되는 인용보도들이 전부였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심층취재 대상으로 삼고 별도로 기사화한 것은 오히려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악성 소비자, 그러니까 특히 중국의 블랙컨슈머 등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피해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 역시 국내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 및 단종보도는 너나할 것 없이 삼성 측의 판단과 대응을 추켜세우고 굉장히 호의적으로 보도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대부분의 기사에서 초기 대응 실패에 따른 뒤늦은 단종을 제조사 관점의 조기 단종으로 표현했고 배터리의 폭발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화라는 표현으로 바꿨어요.

    ◇ 정관용> 처음에는 폭발 그러다가 다음에는 발화.

    ◆ 김언경> 네, '발화'라고 바뀌었고요. 제목에서도 속이 탄다, 뼈 아픈 상처, 쓸쓸한 퇴장, 더 아픈 건 명품 이미지가 깨진 것 등 기업 입장을 내면화하는 그런 표현들이 적지 않게 소개됐습니다.

    ◇ 정관용> 속이 탄다라는 건 삼성이?

    ◆ 김언경> 삼성이 속이 탄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언론들이 자기들 속이 탄다는 식으로 썼다, 표현에?

    ◆ 김언경> 그러니까 삼성 입장에서 기사를 쓰고 있는 거죠. 마치 삼성 홍보부가 쓴 기사 같아요. 그런 보도들이 더 많았다는 거죠.

    ◇ 정관용> 여기는 약간 진보언론으로 우리가 평가받는 한겨례, 경향도 별로 다르지 않더라?

    ◆ 김언경>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슷했습니다.

    ◇ 정관용> 참 씁쓸하군요. 이게 그러니까 특히나 휴대전화 같은 경우 갤럭시하고 아이폰하고의 경쟁, 이걸 약간 미국과 한국의 경쟁, 이렇게 봐서 약간 애국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그런 시각도 있는 데다가 게다가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광고력, 힘 등등이 언론계에 아주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하나의 상징으로밖에 볼 수 없군요.

    ◆ 김언경> 네.

    ◇ 정관용> 오늘 이재용 부회장 1심에서 징역 5년 선고 받은 거에 대해서는 또 다들 뭐라고들 쓸지 참 궁금해집니다. 그건 그렇고. KBS, MBC 사태. 지금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나요?

    ◆ 김언경> 일단은 KBS기자협회가 방송공정성을 회복하라고 요구하면서 28일까지 고대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를 했습니다. 만약에 28일 이후까지 사퇴를 안 하면 서울을 제외한 KBS전국기자협회가 오늘부터 제작 거부를 위한 찬반투표를 해서 모두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 월요일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고요.

    ◇ 정관용> 28일로 마지노선을 제시한 거네요.

    ◆ 김언경> 그리고 KBS PD협회도 30일부터 제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대영 사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1000명이 넘는 기자와 PD가 모두 제작 거부에 동참한다, 이렇게 밝혀놓은 상태입니다. MBC 같은 경우에는 어제부터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가 시작되어서 엿새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엿새 동안이나 해요?

    ◆ 김언경> 예. 길게 하더라고요.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 전직종에 걸쳐서 지금 현재 350여 명이 제작 거부에 이미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MBC의 17개 지역의 노조지부 역시 그러니까 지역방송이죠. 역시 오늘 긴급총회를 열고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KBS, MBC 정상화시민행동이라는 연대체를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KBS, MBC 양사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그렇게 중요한가 이러면서 조금 무관심한 그런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호소드리고 싶은 것은 언론인에게 언론사가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은 사실 그 어떤 돈이나 그 어떤 노동 조건보다 중요한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KBS와 MBC가 이런 제작자율성과 공정성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요. 그래서 굉장히 그동안에 여러 가지 KBS, MBC가 제 역할을 못하는 일들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 정관용> 우리 국민들이 대부분 다 평가를 내리고 있어요, 이미.

    ◆ 김언경> 그렇죠? 그래서 저희가 양사의 파업을 많이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다 싶고요. 그리고 저는 시민단체 활동가이다 보니까 양사 노동자의 노동 조건을 위해서 저희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고 시청자로서 공영방송을 정말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정관용> 물론이죠. 네, 계속 지켜봅시다.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다음과 같은 각 방송사의 '저녁 메인 뉴스'를 모니터 대상으로 합니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 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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