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와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의 '세기의 대결'은 복싱과 종합격투기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었다.
복싱 경험에서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메이웨더는 49전 무패의 현존 최고의 복서이고, 맥그리거는 UFC 최초로 두 체급(페더급, 라이트급)을 동시 석권한 종합격투기 최고 인기 스타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력에 상관 없이 경기 전 복싱계는 메이웨더를, 종합격투기계는 맥그리거가 이기기 바라 는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메이웨더가 패하면 복싱에는 대재앙의 날이 될 터였다. 반대로 맥그리거가 형편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면 '종합격투기는 하수'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을 테다.
27일 열린 둘의 웰터급 12라운드 복싱 경기는 메이웨더의 10라운드 TKO승으로 막내렸다.
결과적으로 둘은 최상의 그림을 만들어냈다. 노련미와 투혼이 맞부딪히는 명경기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는 찬사를 받았다.
부와 명예도 거머쥐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메이웨더는 대전료만 1억 달러(1127억 원)를 챙겼다. 2015년 파퀴아오와 경기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록키 마르시아노(49전 49승 43KO)를 넘어 50전 무패 금자탑을 쌓았다.
대전료로 3000만 달러(338억 원)를 받은 맥그리거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격투기 선수로서 창창한 앞날을 예고했다.
복싱과 종합격투기계 모두 반색하고 있다.
전현직 복서들은 흥미진진한 승부를 보여준 메이웨더와 맥그리거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가라앉은 복싱 인기 반등을 기대했다.
매니 파퀴아오 트위터 캡처
8체급을 석권한 복싱 전설 매니 파퀴아오는 SNS에 "모험을 건 맥그리거에게 경의를 표하지만, 메이웨더의 50번째 승리를 축하한다"고 썼다.
경기 전 "메이웨더가 이겨도 50전 전승으로 인정 못한다"고 했던 전 헤비급 챔피언 레녹스 루이스는 "메이웨더가 계획을 완벽히 수행해 맥그리거를 익사시켰다. 하지만 링이 아닌 옥타곤이라면 달랐을 것이다. 맥그리거는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고 양 선수를 칭찬했다.
전 슈퍼웰터급 챔피언 쉐인 모슬리는 "메이웨더는 굉장한 공연을 펼쳤고, 맥그리거는 예상 보다 훨씬 잘했다. 모두에게 경의를 표한다. 값어치를 했다"고 적었다.
종합격투기 파이터들은 복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격투기의 위상을 높여준 데 대해 맥그리거에게 고마워했다.
에디 알바레즈 트위터 캡처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는 "전 세계 종합격투기계를 위한 최고의 쇼였다"고 했고, UFC 밴텀급 챔피언 코디 가브란트는 "누가 종합격투기 선수가 복싱을 못한다고 했나. 재밌는 시합을 선사해준 두 명의 전사에게 경의를"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