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철성 경찰청장은 경찰 인권침해 사건을 조사할 진상조사위원회가 최근 발족한 것과 관련해 경찰 지휘부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배포한 서면 간담회 자료를 통해 "조사 대상에 성역이 없고, 필요시 위원회 위원을 포함한 경찰 지휘부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이던 박진우 현 경찰청 차장이 진상조사위 위원으로 포함된 것은 부적절한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 차원이기도 하다.
이 청장은 "원활한 조사 협조 등을 위해 경찰개혁위원회 논의에 따라 당연직 위원으로 위촉된 것"이라며 "위원 개인이 사건과 연관되어 공정성을 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훈령 상 제척·기피·회피 규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위원이 해당 사건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와 친족관계에 있는 경우, 해당 사건의 관계인이 심의와 의결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해당 위원에 대해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실제로 관련 규칙 작성에 참여한 경찰개혁위는 진상위 내부에서 진상 조사를 가로막는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려했다고 한다. 경찰개혁위는 외부 인원으로 구성됐다.
이 청장은 또 일부 진상조사위원과 조사관에게 2급 비밀취급 인가를 부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진상조사위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징계를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장치를 마련해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청장은 잇따라 벌어진 경찰 성추문 사건에 대해 "경찰공무원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비위 사례들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법안 통과로 경찰의 근속승진 연한이 단축되면서 상위계급 증가, 인건비 증가 우려 등이 제기되는 데 대해 "경감 등 상위 계급이 차츰 늘어나더라도, 일반직 6급 비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인건비는 향후 5년간 연 평균 105억 원 가량 소요 예정이나, 올해 경찰청의 인건비 내 불용액을 활용해 자체 충당이 가능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