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대형 여객업체의 버스 기사 채용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는 뒷거래가 만연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수사로 기사 불법 채용이 드러난 부산 시내버스 업체들의 뒷거래 관행이 시외버스 업체에까지 뿌리 깊게 내렸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5. 17. '기사 채용 비리' 부산지역 12개 시내버스업체 110명 덜미)부산·경남을 주무대로 시외버스를 운영하는 A여객. 경남도에 면허 등록이 되어 있는 이 업체는 부산의 한 시외버스터미널을 소유하고 버스 면허 대수만 100대에 육박할 정도로 지역의 유력 여객 업체다.
하지만, 이 업체 버스의 운전대를 잡기 위해서 금품을 제공해야 했다는 기사들의 주장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수 년 전 A여객의 버스 기사로 채용된 B 씨는 사내 브로커를 통해 현금으로 200만원을 건넸다고 털어놨다.
B 씨는 주변 기사들 중 금품을 전달하지 않고 운전대를 잡은 기사가 없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제가 입사할 때는 200~400만원 정도의 돈을 내고 입사를 했습니다. 수표는 안된다고 하길래 봉투에 현금을 넣어 전달했습니다. 앞뒤 기수 중 솔직히 돈 안주고 입사한 사람들 없을 겁니다"
실제, 비슷한 시가 채용된 C 씨도 내부 브로커를 통해 200만원을 전달한 뒤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실토했다.
사내 브로커가 요구한 150만원을 주고 입사를 했다는 기사 D 씨는 이후 청탁 과정에서 사용했다는 통신비 10만원을 추가로 건넨 뒤에야 버스를 몰 수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 150만원을 주고 10만원을 더 달라고 하더라구요. 10만원은 뭐냐고 물으니 전화비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억울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들어와보니 다들 돈을 주고 입사를 했더라구요. 다지예, 거의 다지예"
이같은 뒷돈 채용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 과거보다 전달되는 금품의 액수가 줄어들어 식사비 등의 명목으로 돈이 오가고 있다고 기사들은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입사한 E 씨는 "입사를 하려면 사무실 회식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한 20~30만원 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70만원을 요구해서 당황했었다"고 말했다.
돈을 주고 입사를 했다고 말한 기사들은 하나 같이 그 배후에 노동조합이 있다고 주장했다.
D 씨는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하는 사람은 보통 노조 대의원이거나 대의원의 측근"이라며 "돈을 준 사람들이 실제 입사가 되는 것을 보면 노조에서 회사에 입김을 넣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집행부 측은 기사 채용과 관련한 불법 뒷거래 관행은 과거의 일일 뿐 현재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한 10여 년 전까지만해도 돈을 주고 기사로 입사하는 일이 있었다"며 "하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금품 채용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RELNEWS:right}
이어 "신규 기사가 동료들과 밥을 먹으며 식사비 정도를 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는 있지만, 얼굴을 익히는 차원"이라며 "현재 제기된 의혹들은 노조 집행부에 반감을 가진 일부 기사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