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권 지도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관을 문제 삼고 대북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음에도 발사체의 성격 규정조차 실패한 사태를 '안보 무능'으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햇볕정책 계승'이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세계) 2차 대전 직전 영국수상 챔버레인의 대독(對獨) 유화정책과 유사한 문재인 정권의 대북 유화정책은 이미 실패한 김대중, 노무현의 햇볕정책 계승이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권 출범 후 북측의 태도를 보면 핵미사일 개발·도발이 막바지에 와 있는데도 한가롭게 대북 평화구걸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의 안보관에 대한 지적은 베를린 구상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홍 대표는 "한반도 운전자론(論)은 레커차(견인차)에 끌려가는 승용차에 앉아 운전하는 모습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굳이 미국, 중국, 북측에 왕따를 당하면서도 대북 평화 구걸만 하고 있는 것은 최근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유화 정책의 폐기를 압박했다.
앞서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북한 선제타격론(論)'이 제기되는 등 대북 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촉구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북한이) 완전한 핵무장 단계에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은 벌써부터 나오고 있었다. 이제 우리 안보의 근본적 상황에 변화가 일어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동북아를 넘어서 전세계적으로 게임 체인지가 됐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국제관계 속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코리아 패싱(남한 배제)이 현실로 드러난 것은 아닌지 밤잠을 설쳤다"고 성토했다.
보수진영의 문제의식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완료와 함께 6차 핵실험으로 탄두 소형화까지 완성할 경우 미국이 본토 방어를 위한 핵 동결을 거래 조건으로 북한과 주한미군 철수 등의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한의 의견이 묵살되는 상황이 '코리아 패싱' 우려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북한과의 대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도발 수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 보수야권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우려다. 북한이 지난 26일과 29일 각각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대화 기조를 유지하려는 청와대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닌 방사포로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도 갖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에 대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26, 27일 3발의 탄도 미사일 대해 왜 다연장 방사포에서 개량형 포에서 쏜 작은 무기라고 할 수 있는 로켓이라고 했느냐? 이게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방부가 외교 안보의 엄중한 현실에 대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군사적 팩트를 고의로 왜곡해서 국민을 기만했다면 청와대 관계자, 국방부 관계자, 모든 사람에게 엄정하게 조사해서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우리 군의 안보 기강이 바로 선다"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바른정당은 북한의 29일 미사일 실험에 대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설전 과정에서 예고한 '괌 포위사격'이 사실상 실현된 사례로 해석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북한은 이번 도발로 실질적인 전장을 한반도에서 일본까지 넓혀버렸다"면서 "괌 포위사격을 예고한 마당에 괌 인근은 아닐지라도 북태평양에 미사일이 떨어지게 했다는 점 역시 미국까지 실질적인 전쟁 위협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ICBM 개발을 '레드라인(저지선)'으로 규정한 문 대통령의 방침을 철회하고, 당장 사드(THAAD) 배치를 완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30일 국방위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