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이재명 성남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발 셋째 출산 시 1억 원 지원을 주 내용으로 한 조례 개정안이 가부 동수로 결국 성남시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30일로 예정된 성남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1이 동의해 표결에 붙일 경우 처리여부는 미지수다.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바른정당·무소속 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조례 개정안의 가결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성남시의회는 총원 32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14명, 한국당 15명, 국민의당 1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29일 성남시 출산장려금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심의, 민주당과 한국당 소속 의원들로 가부가 나뉘며 4대4 가부동수로 부결했다.
이날 민주당 소속 상임위 위원들은 1억 원 지원에 대한 실효성, 시민편익, 재정대책 등의 문제를 이유로 비판의 날을 세웠고 한국당 소속 위원들은 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 등 성남형 3대 무상복지를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한국당 박광순 의원은 "국가차원에서 사용한 저출산 예산은 100조 원 이상으로 이를 셋째 출산 가정에 1억 원씩 파격적으로 지원했으면 수백만 명이 출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재정여력이 충분해 시행이 가능하며 더 중요한 것은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중요하다"며 조례안 개정 이유를 강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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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성남형 3대 무상복지를 견제하기 위해 포률리즘이라는 역공을 무릅쓰고 무리수를 들고 나온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이날 민주당의 조례 개정안 반대를 빌미로 이 시장이 실시했거나 추진하려는 각종 복지사업에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공세를 펼쳤다.
성남시는 이와 관련해 가용재원이 1천300억 원에 불과해 이 조례안이 의회 심의를 통과되면 재정 파탄이 예상된다며 재의를 요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시의회가 이 조례안을 재차 의결하면 성남시가 대법원 제소 및 집행정지결정을 신청해야하는 등 법정다툼으로 비화된다.
◇ 셋째 1억 지원 조례에 무엇이 담겼나앞서 성남시의회 한국당 소속 박광순(야탑1·2·3동)의원 등은 '성남시 출산장려금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지난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231회 임시회에 상정했다.
이 개정안에는 셋째자녀 출산 시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을 기존 100만 원에서 모두 1억 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가구에서 셋째 자녀를 출산하면 1천만 원을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셋째자녀가 3·5·7세가 되면 각각 2천만 원씩, 10세에 3천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둘째자녀 출산 시에도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넷째자녀 출산 시 200만 원에서 천만 원으로, 다섯째자녀 이상 출산 시 300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특히 셋째자녀 이상에 대해서는 고교 수업료와 대학교 등록금·수업료 전액을 시가 지원하고, 성남시 소유의 공동주택을 우선 분양하거나 임대해주고 시 산하 공공기관 우선 채용이나 가점 부여 등의 혜택도 부여한다.
◇ 지방선거 겨냥한 포퓰리즘이자 예산낭비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 시장과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과도한 재정 투입과 다른 시군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성남지역의 셋째자녀 이상 출산 신고건수는 지난 2015년 545명으로, 이를 기준으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최소 545억 원이 넘는 출산장려금과 학비 등 700억여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이와 관련해 '셋째 출산 1억 지급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것이야 말로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자 예산낭비"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셋째 아 지원금 규모는 한국당이 반대하는 고교 무상교복(30억 원)의 '18배', 청년배당(113억 원)의 '5배'"라며 "1억 원씩 준다면 셋째 출산 예정 가정이 성남으로 이사 올 것이고 2천 가구만 넘어도 성남시는 파산"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장은 이어 "한국당 시의원들의 이 조례안이야말로 (정우택 한국당 대표가 언급한)'국민에게 부당한 짐을 지우는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 대표는 지난 25일 당 연찬회에서 "정부 예산안을 샅샅이 뒤져 포퓰리즘 정책 등 국민에게 부당한 세금과 짐을 지우는 사업은 과감히 삭감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