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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오늘 1심 선고…산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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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오늘 1심 선고…산업계 초긴장

    산업계 “사측 패소시 추가 임금부담 38조원" VS 노조 "새 임금체계 필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가 31일 내려진다.

    노사 어느 쪽이 승소하더라도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선고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기아차 노조원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의 1심 선고를 내린다.

    기아차 노조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은 3년치 상여금을 돌려달라며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의 1차 결론이 6년 만에 나오는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 노조 측이 승소하면 사측은 기본급과 수당, 퇴직금 변동 등으로 최대 3조1천억 원에 달하는 돈을 노조에 돌려줘야한다.

    지난해 기아차는 2조4,6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측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이번 판결 하나로 6천억원의 적자로 돌아서는 셈이다.

    사측이 패소할 경우 기아차가 추진 예정인 해외투자 사업과 신차 생산 및 판매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인도에 20억달러(한화 2조25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 건립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이같은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생산과 이를 위한 연구개발(R&D)투자, 해외시장 구축 등에 연간 수조원씩 투입해야하는데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 향후 계획에도 적잖은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업계 “기아차 패소시 3천여 업체 영향…車산업 생태계 파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기아차 통상임금 1심 선고를 앞둔 산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산업계는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이 다른 통상임금 소송에 판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최대 3조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반기 영업이익이 7,87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 등을 감안하면 당장 3분기부터 영업이익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드사태 이후 사실상 차입경영을 하고 있는 기아차가 적자까지 맞게 되면 국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유동성 부족과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아차의 패소는 현대차그룹을 넘어 자동차업계 등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산업계의 판단이다.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상여금을 임금제도로 운영 중인 다수의 중소업체들은 노사간 소송분쟁과 더불어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과 이로 인한 경쟁력 저하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13년 12월 갑을오토텍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통상임금 소급분 포함시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약 38조5천억원에 이르고,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최대 41만8천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이후로도 매년 8만5천에서 9만6천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2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는 65.1%가 신규 채용을 축소하고 19.8%가 기존 고용을 감축하겠다고 응답했고, 한국경제연구원은 노동비용 증가가 단기적으로 투자 위축을 초래해 신규채용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국내 완성차 5개사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국내 자동차생산의 37%를 차지하는 기아차의 경영위기와 국제경쟁력 위기는 1, 2, 3차 협력업체로 고스란히 전이돼 한국자동차산업이 생태계적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계 “통상임금 후폭풍 엄청날 것” VS 노조 “판결에 따라 새 임금체계 필요”

    실제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는 완성차발 유동성 위기에 따른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특성상 어느 한 모기업체의 위기는 전후방 3천여 업체들의 연쇄적 위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1심에서 패소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추가적 채무가 발생해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어렵고, 이렇게 되면 기아차에 대금지급 의존도가 높은 중소부품협력업체는 존폐의 위기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은 부품과 소재산업 등 연관 산업에의 파급효과와 고용유발효과가 매우 크다.

    산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선고 결과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산업계는 재판부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기아차 노동조합은 “통상임금 소송은 임금채권과 관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노조에 소송을 취하하라고 하거나 양보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재판부의 통상임금 소송 판결이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노사간 자율교섭을 통해 통상임금에 대한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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