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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0시, 언론노조 MBC본부 총파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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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4일 0시, 언론노조 MBC본부 총파업이 시작된다

    '무한도전' 이번주까지 정상방송… 보직자 67명도 '사퇴 선언'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주최로 파업 투표 결과 선포 집회가 열렸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93.2%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가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 "MBC의 영광을 땀흘려 복원하자"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1층 로비에서 열린 점심시간 집회에서 "9월 4일 월요일 0시부터 우리는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강고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 파업을 통해 폐허가 된 MBC 위에 새로운 방송을 건설할 것"이라는 투쟁 지침을 내렸다.

    김 본부장은 압도적 투표율(95.68%)과 찬성률(93.2%)을 기록한 것에 대해 노조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방송사 종사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존심, 우리 사회의 기본인 '정의, 공정방송, 양심'. 우리는 그것이 더 중요해 이 자리에 앉아있다"며 "제대로 된 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파업에선 송출필수인력 등 예외인력을 두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방송 파행이 예상됨에도 배수진을 치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8. 30."MBC 기자가 CBS에서 인터뷰하는 기분, 아십니까")

    이날 집회에는 스스로 '유배지 폐쇄선언'을 한 노조원 32명도 참석했다. 신사업개발센터(광화문),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구로), 경인지사(인천·수원) 등 내부에서 '유배지'로 불리는 비제작부서 소속 노조원들이었다.

    지난 2014년 신사업개발센터로 발령 난 후 약 3년 만에 상암 사옥을 찾은 정형일 기자는 "우리 업무는 스케이트장 관리였다. 저들의 목적은 스스로 그만두게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절대 한 명도 그만두지 않았고 더 단단해졌다"며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방송을 정상화해 과거처럼 신나게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소속 이근행 PD는 과거 김재철 사장이 해직됐던 자신을 '특별채용'이란 이름으로 재입사시킨 것을 들어 "호봉과 근속을 날려버린 치욕의 귀환이었다"면서도 "저들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라도 싸워 이길 수 있다면 돌아가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절하지 않으면, 우리 안의 적폐를 없애지 않으면 지는 것"이라며 "MBC의 영광을 땀흘려 복원하자"고 강조했다.

    MBC 해직자 6명(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정영하·최승호) 가운데 박성제, 박성호 기자와 최승호 PD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2012년 170일 파업 때 해직된 이들은 2015년 2심 판결까지 전원 '해고무효'를 선고받고, 2년 넘게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다.

    박성호 기자는 "시민들은 무도의 시대를 끝내고 정의의 시대를 밝히라며 촛불을 들었다. 우리는 그 시대에 부응하려는 것"이라며 "MBC 총파업은 부활의 작업"이라고 말했다.

    ◇ 드라마·예능 결방 예상… 보직자 67명, '보직사퇴' 시사

    MBC본부는 총파업에 본격 돌입하기 훨씬 전인 지난 7월부터 '제작거부'를 진행해 왔다. 'PD수첩' PD 10명을 시작으로 30일 오후 현재 시사제작국·콘텐츠제작국·라디오국·편성국·아나운서국을 비롯해 보도국·비 보도국 소속 노조원 400여 명이 동참 중이다. 드라마국·예능국 노조원 역시 파업 '결의'는 마쳤다.

    MBC 드라마PD 59명은 30일 '더 이상 경영진, 당신들의 드라마는 없다'는 파업 결의문을 냈다. 이들은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당신들은 좋은 드라마를,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의지도 능력도 자격도 없다는 것을"이라며 "지금까지의 모멸과 오욕의 세월을 딛고, 우리는 다시 파업 현장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우리를 대신해 홀로 싸워온 김민식 PD를 드라마국으로 돌아오게 하겠다. 또한 제작자율성은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선언한다. 끝까지 싸워 반드시 당신들을 우리들의 일터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까지만 정상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와 '무한도전'

     

    같은 날 상암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새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주성우 PD도 파업 관련 언급을 했다.

    주 PD는 자신도 MBC본부 노조원이라고 밝힌 후 "이번주 방송엔 차질이 없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순 없다. 다음주부터 파업을 하는데 드라마·예능PD들은 파업에 전면 참여할지, 부분 참여할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MBC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 혼자 산다'와 '무한도전'은 각각 9월 1일, 2일까지만 정상방송된다. 이번주가 지나면 방송을 기약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미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뉴스24' 등이 줄줄이 결방 중이며 MBC라디오 FM4U는 '힐링 뮤직', '낭만 가요', '꿈의 팝송' 등 음악방송으로만 편성됐다.

    9월 4일로 예정된 총파업은 MBC 보직간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장·부국장·부장·팀장·특보 등 보직간부 159명 중 67명은 30일 실명을 걸고 성명을 내어 경영진의 용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영진과 함께 MBC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해야할 책임을 지닌 보직자들로서 반성한다. 지금까지 경영진을 향해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침묵했음을 인정한다. 기회주의자라는 안팎의 비난도 달게 받겠다"면서도 "더 이상 침묵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영진의 자리보전을 위해 MBC가 희생될 수는 없다"며 노조 파업을 기점으로 보직사퇴를 통해 경영진 책임과 결단을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을 시작해 2012년 이후 5년 만에 두 공영방송의 '동시 총파업'이 재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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