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힘으로 던졌는데...' 두산 김승회가 30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7회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두산)
철옹성을 자랑하던 두산 불펜이 후반기 첫 패배를 안았다. 1위 KIA와 한판승부를 앞두고 액땜이 될지, 악재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2-5 패배를 안았다. 선발 함덕주가 6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득점으로 묶었지만 이후 불펜이 무너지면서 5점을 내리 내줬다.
사실 두산은 전날 롯데를 접전 끝에 물리친 기세를 몰아 7연승을 노렸다. 이날 승리 뒤 31일부터 열리는 KIA와 광주 원정에서 모두 이기면 1위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이 붕괴되면서 선두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두산은 함덕주에 이어 나선 김승회가 7회 강민호에게 선제 결승 1점 홈런을 내주면서 리드를 뺏겼다. 8회도 이현승이 나섰지만 ⅔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했고, 김성배 역시 이대호에게 2점 홈런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두산 이현승이 30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잠실=두산)
두산 불펜은 후반기 난공불락이었다. 전반기 80경기 15승12패 17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82였던 두산 불펜은 후반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날까지 36경기 12승 무패 행진에 18홀드 12세이브 ERA 3.26의 거침없는 기세였다.
ERA만 따지만 전반기 3위였으나 후반기는 10개 구단 중 단연 1위였다. 김태형 감독도 이날 경기에 앞서 "불펜이 잘 던져주고 있어 포스트시즌을 마음 편하게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흡족함을 드러낸 터였다.
그러나 이날 두산 불펜은 롯데의 경기 후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믿었던 투수들이기에 더 뼈아팠다. 김승회는 전반기 41경기 3승3패 6홀드 ERA 5.70에 그쳤으나 후반기에는 4승 무패 3홀드에 1점대 ERA를 기록 중이었다. 다만 이현승과 김성배는 여전히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삼성을 연파한 1위 KIA와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31일부터 펼쳐질 KIA와 원정 2연전을 모두 이겨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0.5경기 차 턱밑까지 추격할 수는 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KIA와 결전을 앞두고 불펜이 후반기 패배를 안았다. 물론 불펜이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첫 패배의 시점이 공교롭다. 과연 두산 불펜의 후반기 첫 패배가 KIA전을 앞두고 액땜이 될지, 악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