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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의 상여금 포함 여부를 놓고 경제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선고가 31일 내려진다.
그런데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놓고는 상여금 포함 여부를 놓고는 경영계와 노동계 입장이 통상임금과 정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기아차 노동자 2만 7424명이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소송에 대한 선고를 31일 오전 10시 내릴 예정이다.
기아차 노동자들이 청구한 금액은 원금 6588억원으로, 만약 노동자들이 승소할 경우 사측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이자까지 합쳐 1조 92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임금 인상에 따른 수당 등 간접비용 인상분을 감안하면 사측이 최대 3조원을 지급해야할 것으로 예측된다.
판례 상으로는 노동자 측의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13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판례에서 대법원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갖춘 임금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봤는데, 기아차의 정기상여금도 이 조건을 만족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 소송 결과는 산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만 115곳에서 진행중인 다른 통상임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영계와 보수언론은 앞다투어 연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완성차·부품사 업계에서 2만 3000여개의 일자리가 감소한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까지 "우리 경제에 큰 재앙"이라며 노골적으로 노동자의 승소를 반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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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동자들로서는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은 그동안 받지 못했던 돈을 떼인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가서 통상임금으로 지급할 정기상여금 등의 금액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작업에 사용할 노사공동의 일자리연대기금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통상임금과 성격이 비슷한 최저임금에서는 반대로 경영계가 상여금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하고, 노동계가 이에 대해 반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0일 국회에서 여야 당대표를 만나 "최저임금 산입 범위는 복리후생수당, 상여금 등 실제 받는 임금 총액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경영계의 요구에 최저임금위도 지난 21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위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으로 기본급과 직무 관련 고정수당만 인정될 뿐, 정기상여금은 인정받지 않고 있다.
그런데 기업들은 통상임금 판례에서 제시한 통상임금의 기준인 정기성·일률성이 해당된다며 상여금을 여기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지난 4일 최저시급 7530원으로 최종 확정고시되면서 16.4%나 껑충 뛰어오른 최저임금 인상 결과를 놓고 뒤늦게 경영계가 무력화하려 시도한다고 비난한다.
경영계 주장대로라면 최저시급 인상폭이 기존에 지급했던 상여금으로 대체되는 효과를 가져오는 점을 노린 꼼수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애초 일부 고액연봉자조차 최저임금 대상이 될만큼 기본급 비중이 낮은 이유는 사용자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을 줄이려했던 '역사'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기업들이 급격한 임금 인상을 피하기 위해 기본급 인상은 자제하되 각종 수당과 상여금으로 임금을 인상하면서 이러한 초과근무수당이나 퇴직금 부담을 피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모두 상여금을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우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은 이미 대법원 판결로 정리된사항"이라고 못박고 "최저임금도 이에 준해서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애초 최저임금법을 제정할 때 노동부는 과거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은 통상임금의 정의에 기대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뀌었으니까 최저임금도 이에 일치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소득 하위 20% 계층은 대부분 기본급 외에 상여금, 수당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저시급에 상여금을 포함시켜도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최저시급 1만원을 달성한 뒤에 논란을 빚기 전에 서둘러 정리하는 것이 노동계에도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