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66) 시절 국가정보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운용한 '사이버 외곽팀' 관련 압수수색을 실시한 23일 서울 방배동 양지회. 박종민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전·현직 회장들을 불러 조사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전날 이상연(81) 전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부장과 송봉선(71) 고려대 북한학과 겸임교수를 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양지회 회원들이 국정원 산하 댓글부대로 활동하게 된 경위, 국정원 측으로부터 지시받은 방법, 댓글 활동 보고방식, 지원금 규모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장은 5공 시절 안기부 1차장을 지내면서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 수사를 총지휘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안기부장직을 지냈다.
퇴직 후에는 2004년부터 6년간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회장직을 맡았고, 현재는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송 교수는 1973년부터 27년간 국정원에서 북한 문제를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보수 논객으로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TF 발표에 따르면, 2009년 5월부터 18대 대선이 있던 2012년 12월까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심리전단 산하에서 민간인 댓글부대 30개가 운영됐다.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66) 시절 국가정보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운용한 '사이버 외곽팀' 관련 압수수색을 실시한 23일 서울 방배동 양지회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정리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에 검찰은 지난 23일 신원과 거주지가 확인된 이들의 자택과, 이들이 소속된 단체 사무실 등 3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동시에 소환조사도 시작해 관계자 10여명을 불러들였다.
압색·소환 대상으로는 양지회를 비롯해 이 전 대통령 지지단체였던 '이명박과 아줌마부대', 그 후신인 '늘푸른희망연대' 등 단체와 이곳 대표 등이 포함됐다.
이들 중 일부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생활고 및 윗선(국정원) 지시 등 때문에 돈을 받고 댓글 활동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