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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양잿물 세제 '콸콸' 초등학교 또 있다

대전

    [단독]양잿물 세제 '콸콸' 초등학교 또 있다

    학부모 "오븐크리너 100배 희석해야 하는데 원액 썼다" 폭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학부모들이 급식 모니터링을 하며 오븐크리너 원액이 바닥에 뿌려진 현장을 촬영했다. (사진=학부모 제공)

     

    대전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국솥과 밥솥 등을 닦는데 양잿물 성분 세제를 사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도 양잿물 성분 세제를 원액으로 마구 사용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8. 30 [단독]"양잿물 세제로 솥 닦아"…초등학교 조리원의 충격 고백)

    지난해 급식 위생 문제가 대두됐던 대전 모 초등학교의 학부모 유모(45·여)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학부모들이 검수하는 과정에서 급식실에서 오븐크리너 원액을 바닥에 마구 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급식실 청소 과정에서 오븐크리너 원액을 마구 뿌리는 장면을 촬영해두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목격한 오븐크리너는 약간 노란색을 띠어 바닥에 마구 부어놓은 것이 티가 났다.

    학부모들이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해당 학교 급식실에서 사용한 오븐크리너 원액을 촬영했다.(사진=학부모 제공)

     

    또 다른 학부모 이모(44·여)씨는 "급식 문제로 진상조사에 참여했을 때 조리원이 오븐크리너를 원액으로 사용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오븐크리너로 오븐 안을 닦을 때 수산화나트륨 4% 미만을 충족시키기 위해 100배 희석을 해야 하는데 원액 그 자체로 오븐 안을 청소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실제로 오븐크리너 구매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해당 학교에서는 한 달에 최대 4통의 오븐크리너를 구매하는 등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해당 학교에서 사용한 오븐크리너 역시 '양잿물' 성분 세제로, 학교 급식에서 제한하는 유독 물질 기준치에 최대 3배에 달하는 양을 포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원래 첨가물 등에 노출되면 반응이 나타나는 아이라 먹는 것 하나하나 관리한다"면서도 "한 달에 오븐크리너를 4통까지 구매했던 달에 아이의 코끝에 빨간 반응이 나타났고 볼과 등에도 두드러기가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학부모들이 세균 채취, 세제 잔류량을 검사하기도 전에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재빠르게 청소해 관련 검사는 전혀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학교에서 급식실 바닥 청소를 할 때 오븐 크리너를 원액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모습은 목격했지만, 학교가 갑자기 청소를 하면서 솥이나 집기류 등을 닦는 데까지 사용했는지는 알아내지 못한 셈이다.

    유씨는 "진상조사 바로 전날인 주말에 예고도 없이 교육청과 학교장, 조리원들이 급식실을 다 청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항의에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음식을 주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현재 영양 교사는 오븐크리너를 희석해서 쓴다고 했다"면서도 "관련 규정을 어겼을 때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오븐크리너로 음식이 닿는 솥이나 기구, 집기류 등을 닦으며 과도하게 사용돼 왔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이미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폭로도 나왔다.

    참교육학부모회 이건희 대전지부장은 "지난해부터 우리 쪽에 오븐크리너 관련된 학부모 민원이 몇 차례에 걸쳐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해당 학교에 학부모가 오븐크리너로 기구와 집기 등을 닦는 것을 봤다고 교감에게 문제를 제기했더니 그럴 리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대안을 달라고 요청해도 "그럴 리가 없다며 끊는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양잿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을 주원료로 하는 강력 세제로 음식이 닿는 조리 기구까지 닦아왔다는 현직 조리원의 고백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조리원은 "날마다 그 강력한 세제로 음식물이 닿고 또 몇 시간 동안 음식을 담아두는 국솥, 밥솥, 집기류 등도 다 닦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전시교육청은 학교 급식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제에 대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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