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등으로 작황 여건이 악화돼 농·축·수산물 가격이 6년 만에 최고폭으로 급상승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올라 2012년 4월(2.6%)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물가 변동률은 지난 5월 2%, 6월 1.9%, 7월 2.2%를 기록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상승률이 0.4%p 늘어난 것이다.
이번 물가 상승의 주역은 농·축·수산물로 12.2%나 뛰어서, 2011년 8월(13.3%) 이후 가장 크게 뛰어올랐다.
이로 인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8.3% 뛰어올라서 2011년 2월(21.6%)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자주 사는 141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3.7% 상승했다. 2011년 12월(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대한 농·축·수산물의 물가 상승 기여도도 7월 0.67%p에서 8월 0.96%p로 늘어났다. 이들 품목이 전체 물가를 1%p 가까이 끌어 올린 셈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폭우 등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랐고 과일값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달걀이나 오징어 등 축산물과 수산물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무 가격이 지난달 무려 71.4% 뛰어올랐고, 달걀과 오징어값도 각각 53.3%, 53.1% 올랐다.
이 외에도 토마토(45.3%), 포도(31.6%), 돼지고기(12.1%) 등도 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다만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들이 외면한 달걀은 6.3%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휘발유·자동차용 LPG(액화석유가스) 등 석유류 제품 가격이 3.6%나 오른 바람에 전체 공업제품도 1.0% 올랐다.
반면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상승률이 8%에 머물며 전달과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이는 전기료가 지난해 7~9월 한시 적용한 전기요금 인하 조처를 누진제로 개편하면서 올해는 시행하지 않아 비교적 요금 상승폭이 커보이는 기저효과 탓으로 보인다.
집세·공공 및 개인 서비스 등 서비스 가격은 보험서비스료(19.5%), 전세(2.9%) 등이 올랐지만, 해외 단체 여행비(-7%), 승용차 임차료(-3%) 등은 하락하면서 1.8% 상승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기상 호전 등에 따라 채소류 수급 여건이 나아지고, 전기요금 기저 효과가 사라지면 소비자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태풍 등 기상 재해와 국제 유가 변동 등이 물가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생활물가를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가격 강세를 보이는 채소류를 중심으로 출하 조절, 생육 관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추석 대비 성수품 확대 공급 방안 및 가격 불안 품목의 특별 수급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