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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세종시…경기 남북부 오가는 공무원들

사회 일반

    경기도의 세종시…경기 남북부 오가는 공무원들

    출퇴근에 3~4시간 시달려 "저녁있는 삶 꿈 못꿔"

    경기도 북부청사 뒷편에 통근버스들이 퇴근하려는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고무성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수원 본청 직원 수백명을 의정부 북부청으로 보내면서 100억 원이 넘는 도비가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직원들도 '사무공간 부족'과 '장거리 출퇴근'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014년 취임 직후 민선 6기 출범 첫 조직개편을 직원들과 노조의 반대에도 강행했다.

    이에 따라 본청 경제실 소속 5개 과와 도로교통과, 하천과, 굿모닝버스 추진단, 택시정책팀 등이 북부청으로 올라갔다. 대신, 북부청 평생교육국 3개 과 등이 본청으로 내려왔다.

    ◇ 생활관 두 배 늘리고 상가 사무실까지 빌려

    정보공개청구 결과 등에 따르면 경기도 북부청 직원은 970명에서 조직개편 이후인 이듬해 1,155명으로 185명이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3명만이 줄었다.

    출퇴근이 힘든 직원들이 당연히 많아지면서 생활관도 2배가량 늘릴 수밖에 없었다.

    임차 아파트는 2014년 32채에서 2015년 60채로 증가했다. 임차 아파트 1채당 평균 거주 인원이 3명임을 감안할 때 180명이 거주하게 된 것이다. 전세금도 39억 2,500만 원에서 84억 2,250만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채가 줄었지만, 오히려 91억 6,300만 원으로 더 올랐다. 1년 관리비 또한 1,600만 원에서 4,866만 원이 지출됐다. 지난해에는 5,553만 원으로 늘었다.

    북부청사의 사무공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8개 과 123명은 인근 상가 등 사무실로 뿔뿔이 흩어졌다. 보증금만 15억 7,000만 원, 관리비는 매달 232만 원이 각각 나갔다.

    지난해에는 10개 과 138명이 근무하는데 보증금 16억 5,700만 원이 쓰였다. 관리비도 월 285만 원으로 올랐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청사를 오가는 데만 20분가량이 걸리고 있다.

    별관 조감도. (사진=경기도 북부청 제공)

     

    경기도는 뒤늦게 지난해 12월부터 도 북부청 주차장 부지에 별관 증축에 들어갔다. 오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196억 원이 전액 도비가 투입됐다.

    ◇ 통근버스 직원들, 일도 2시간 더해 "사람 진 뺀다"

    수원방면에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직원들은 모두 매일 아침 6시 15~30분에 무조건 몸을 싣는다. 조직개편 이후 노선이 늘었지만, 한 회씩만 운영되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며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보통 아침 7시 50분쯤 의정부 북부청사에 도착하면 1시간 일찍 업무를 시작한다. 가정의 날로 정한 수·금을 제외한 날들은 퇴근도 저녁 8시에나 할 수 있다. 통근버스 시간을 이렇게 정하지 않으면 출퇴근 차량들로 인해 2시간내 도착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차한 정류장에서 집까지 30분 거리라고 해도 밤 10시 30분이 넘는 건 부지기수다. 녹초가 된 몸을 끌고 집에 들어가면 머리 속엔 내일 출근 생각 뿐이다. 평일 여가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들은 북부 발전을 위해 전보 제한 기간인 1년 6개월 동안 이런 생활을 해야 된다.

    지난 2014년 7월 3개 노선에 3대씩 운영되는 출퇴근 버스는 87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조직개편 이후인 이듬해 156명이 신청하면서 출퇴근 버스는 6대씩 6개 노선에서 운영되고 있다. 예산도 2089만 원에서 3703만 원으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이용자 3명이 줄었지만, 85만 원이 증가했다.

    생활관과 통근버스 이용자까지 하면 324명의 직원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관에 머물거나 매일 3~4시간씩 통근버스에 시달리며 출퇴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도 북부청 전체 직원의 28.3%에 해당된다.

    경기도는 지난해 아파트 생활관과 상가 사무실 임차비, 통근버스 운행비로 총 108억 3,788억 원을 썼다.

    도 북부청 직원 A 씨는 "만만치 않게 생각은 했지만, 차 타고 오는 시간이 사람 진을 빼서 진짜 힘들다. 저녁이 있는 삶은 꿈도 못 꾼다"며 "서울에서 세종시 가나 수원에서 의정부 가나 20~30분 차이일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직원 B 씨는 "의정부에 살고 있지만 일찍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따라서 일찍 출근하고 있다"면서 "경기북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지만 장거리 출퇴근 직원들의 몸과 마음은 너무 지쳐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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